증권
신한은행 “고객수익률 나쁘면 인사 불이익”
입력 2015-03-01 17:50  | 수정 2015-03-01 19:21
신한은행 A지점의 김평정 부부장(가명·47)은 내년 초 승진심사를 앞두고 최근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2일부터 회사가 직원별 담당 고객들의 지난 1년간 수익률을 낱낱이 집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김 부부장은 고객들이 언제든 지점에서 예·적금, 펀드, 신탁자산의 수익률을 확인할 수 있게 된 데다 수익률에 따라 내년 초 승진 여부가 결정날 판”이라며 ‘이제 좋은 시절 다 갔네라는 선배들의 심심한 위로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2일부터 신한은행 개인고객들은 자신이 가입한 예·적금, 펀드, 신탁, 각종 투자상품의 직전 1년간 수익률을 지점에서 언제든지 조회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이 은행 인사부는 매년 1월 말 승진심사·인사 때부터 해당 직원의 담당 개인고객 수익률을 비중 있게 반영한다. 고객자산 관리를 강화하고 고객 투자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신한은행의 전략이다.
지난해까지 신한은행 영업점 직원들은 대출실적과 예·적금 판매실적 같은 양적 지표를 늘리는 데 집중하면 그만이었지만 올해부터는 사정이 달라졌다. 대출실적, 연체율, 수신규모, 펀드판매액, 은행입장손익 등을 바탕으로 영업점 자체와 영업점 직원을 평가하는 지표인 핵심성과지표(KPI) 항목에 ‘고객수익률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고객수익률 항목의) 자세한 반영비중을 밝힐 수는 없지만 승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라며 PB센터 직원들은 고객수익률 여하에 따라 거취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수익률을 집계할 때는 고객 희망 여부에 따라 은행 자산뿐 아니라 증권 등 금융투자 자산도 포함된다. 상가나 오피스텔, 월세를 받는 아파트 등 수익형 부동산도 대상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예전에는 고객자산이 10억원에서 12억원으로 늘었다면 담당 직원이 통상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이제는 이 2억원이 수익성 변화에 따라 늘어난 것인지, 수신 증가에 따른 것인지에 의해 직원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며 예컨대 고객이 3억원을 더 투입했다면 (은행이) 1억원을 까먹은 셈이니 나쁜 평가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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