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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규민, 김용의 대신 외야수로 나선 사연
입력 2015-03-01 15:20  | 수정 2015-03-01 15:21
1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야에세 고친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연습경기,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LG 김용의가 우규민의 유니폼을 입고 중전안타를 치고 있다. 사진(日 오키나와)=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키니와) 서민교 기자] 1일 일본 오키나와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연습경기가 열린 고친다 구장. 등번호 1번이 선명한 LG 사이드암 투수 ‘우규민이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멀티히트에 3루 도루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까지 펄펄 날았다.
외야수 김용의가 우규민의 유니폼을 빌려 입고 맹활약을 한 것. 김용의는 이날 실수로 자신의 유니폼을 숙소에 두고 왔다. 이날 등판 예정이 없었던 우규민의 유니폼을 급조해 경기에 나선 것이다. 김용의는 규민이 형과 김선규 유니폼 중에 뭘 입을까 고민하다가 규민이 형 유니폼을 골랐다”고 설명했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김용의는 앞으로 규민이 형 유니폼을 입고 뛰어야겠다”며 대만족. 우규민이 발끈했다. 우규민은 내 유니폼에 흙이 묻은 적이 없었는데 너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어?”라고 웃으며 핀잔을 줬다. 그래도 김용의는 싱글벙글.
1번 유니폼이 마음에 쏙 든 김용의는 우규민에게 등번호를 바꾸자고 직접 제안을 하기도 했다. 우규민도 용의가 잘해서 바꾸자고 하면 바꿔줘야 하는 것 아니겠냐”며 웃었다. 하지만 우규민은 이내 오늘 용의 덕분에 매스컴 좀 타네”라고 농담을 던졌다.
더그아웃 뒤에서 가만히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이병규(9번)가 절묘한 절충안을 내놨다. 이병규는 김용의에게 유니폼 8번 밑에 –7을 써 넣으면 될 것 아니냐. 그러면 1번과 똑같은 효과가 나는 것”이라며 아무도 보지 못하게 써야 한다”고 진지하게 충고까지 건넸다. 김용의는 이병규와 주먹 인사를 나누며 마냥 웃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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