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중국 수혜’ 화장품株 언제까지 달릴까
입력 2015-02-25 22:02 
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주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목표주가를 높이고 있다. 설 연휴 재확인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효과가 주가수익비율(PER) 30배가 훌쩍 넘는 가격을 정당화해주고 있지만, 거품 논란을 피해가기는 힘들 전망이다.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쏟아지는 차익 매물에 전날보다 1.28% 하락한 293만5000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뿐만 아니라 아모레G(-2.14%) LG생활건강(-0.86%) 산성앨엔에스(-3.6%) 한국콜마(-0.97%) 등도 고평가 논란이 불거지면서 일제히 미끄러졌다.
주가가 비싸도 너무 비싸다는 시장의 염려에도 불구하고 지난 춘제에 ‘유커의 힘을 확인한 애널리스트들 눈높이는 끝을 모르고 높아지고 있다. 이날 IBK투자증권은 화장품 대장주 아모레퍼시픽 목표주가로 역대 최고가인 360만원을 제시했다. 곧이어 NH투자증권은 2등주 LG생활건강 목표주가로 사상 최고치 89만원을 써냈다. 종가보다 각각 22.66%, 28.24% 높은 수준이다. 코스닥업체 중 중국 마스크팩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산성앨엔에스는 현 주가보다 무려 44.76% 높은 목표가 6만원이 등장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중국인의 화장품 소비 패턴이 면세점(오프라인)에서 역직구(온라인)로 옮아가고 있을 뿐 수요는 올해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설 연휴 백화점·할인점 등 기존 유통채널은 특수를 누리지 못한 반면 유커가 집중된 면세점의 매출과 화장품 소비만 증가했다는 점이 올해도 작년과 똑같은 주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했다. 다른 유통업체 대비 화장품주가 높은 프리미엄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같은 목표주가 상향이 높아진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를 반영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할증이 더 붙은 결과인 만큼 40배에 달하는 PER가 부담스럽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화장품주 12개월 예상 PER는 아모레퍼시픽 38.87배, 아모레G 38.22배, LG생활건강 29.53배, 산성앨엔에스 21.62배, 에이블씨엔씨 19.72배로 모두 20~30배 수준이다.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1·2위를 다투는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역시 PER가 각각 39.12배, 33.23배에 달한다. 다른 업종 대표주인 삼성전자(10.44배), 현대차(5.84배), 포스코(11.10배) 등의 PER가 10배 내외에서 맴도는 것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이에 따라 화장품 업종 내에서도 △주가가 상대적으로 할인되고 △역직구 수요를 잘 흡수하는 종목 위주로 조심스럽게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랐다. 현재 PER가 낮은 화장품주는 LG생활건강과 에이블씨엔씨인데, 이익이 점진적으로 둔해지는 에이블씨엔씨보다는 LG생활건강이 저평가를 해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 12개월 예상 PER가 평균 37배 수준에서 거래되는 화장품주와 달리 LG생활건강은 20배 중반이라 가장 저평가된 편”이라며 아모레퍼시픽과 비교해 주가 부담이 덜하고 글로벌 T-mall 입점과 더페이스샵 온라인 채널 강화로 늘어나는 중국인 온라인 수요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똑같이 고평가된 종목이라면 주가가 덜 출렁이는 대장주가 낫다는 지적도 있다. 손효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선도업자(Top-tier)인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과 ODM 선두업체 코스맥스·한국콜마 정도는 올해도 완만한 상승세가 가능하다”면서 그러나 나머지 후발주자들은 주가 급등락이 심하고 변동성에 크게 노출돼 조금이라도 비싸다 싶으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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