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인조 남성그룹 '신화'는 이제 데뷔 17년차 '장수돌(장수 아이돌)'이 됐다. 그런 그들이 26일 1년 9개월만에 12번째 정규앨범을 발표한다. 대단한 생명력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까페에서 만난 그들은 "난이도 높은 안무를 소화하려고 무릎에 관절용 패치를 붙이고 연습했다”며 웃었다.
신화 장수 비결은 무엇보다 멤버들 간의 우정이다. 멤버 간 감정의 골이 깊어져 해체한 팀들이 수두룩했지만 신화는 그 흔한 불화설 하나 없었다. 이번 앨범 제목도 '위(We·우리)'라고 붙였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멤버들은 앨범 작업에 수고한 서로를 격려했다. 2년 전 불법 스포츠 도박 사건에 연류돼 한동안 외부 활동을 끊고 자숙했던 멤버 '앤디'는 인터뷰 내내 침묵하다 이렇게 말했다. "멤버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17년이 지나도록 지금까지 단 한 명의 이탈도 없이 그룹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이번 앨범은 신화가 초기에 보여줬던 강렬한 댄스와 퍼포먼스를 살리는 데 역점을 뒀다. 에릭은 "직전 앨범보다는 더 강력한 안무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웅장한 안무로 유명했던 '브랜뉴' 같으면서도 보이 그룹 같은 칼 군무 대신 1~3명이 추는 포인트 춤으로 멋을 더했다”고 소개했다.
10개 수록곡 중 멤버들의 오랜 논의를 거쳐 선정된 타이틀곡은 '표적'이다. 사로잡고 싶은 여자를 표적에 빗대어 표현한 노래다. 다수 '라이트팬'보다는 소수 열성팬 덕분에 신화 인기가 오래 지속됐다는 점을 감안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화는 앞으로 어떤 가수로 기억되고 싶을까. 멤버들은 한 목소리로 답했다. "회사에서 17년차면 부장급 아닌가요? 단순히 데뷔한 지 오래된 그룹이 아니라 후배들이 본받고 싶어하는 그런 그룹이 되고 싶습니다.”
[이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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