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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그룹 신화, 인생을 마시는 친구들의 ‘표적’
입력 2015-02-25 10:49  | 수정 2015-02-26 09:20
사진=신컴엔터테인먼트 제공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우리 오빠들, 건강 생각해서 술·담배 좀 줄였으면 좋겠어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일부 팬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데뷔 17년차 그룹 신화(에릭·김동완·신혜성·이민우·전진·앤디)에게다.
결코 핀잔을 주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정규 12집 '위(We)'를 26일 발표하기 앞서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난 신화는 엄살을 부렸다. 일부 멤버는 실내임에도 황사 마스크를 인터뷰 내내 착용했고, 격한 춤을 추다가 다치면 이제 회복이 느리다고 눙쳤다.
신화는 능글맞았다. 듣기 싫은 잔소리일 수 있음에도 그들은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인생을 마시는 것"이라며 웃었다. 다만 "담배는 개인의 기호인 만큼 활동 기간만이라도 자제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비흡연자인 김동완은 "사실 멤버들이 담배를 끊으려고 노력도 많이 했었다. 하지만 그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는 것 같더라. 언젠가 본인들이 필요하다 느끼면 자연스럽게 끊지 않을까 싶다"고 다독였다.

그들과 술·담배를 연관지어 옹호할 생각도, 비판할 이유도 없다. 그들의 술잔에는 차마 말로 꺼내기 어려운 수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고, 내뿜는 담배 연기에는 그때그때 남모를 한숨도 섞여 있을 테다.
이번 신화 정규 12집 타이틀곡은 '표적'. 한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싶은 상남자의 마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곡이다. '인생을 마시는' 친구들의 '표적'(목표)은 무엇일까. 신화는 "데뷔한지 17년이 됐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트랙 '네버 기브 업(Never give up)'에서 신화는 지금까지 숨가쁘게 달려온 여정을 돌아보면서 다짐한다. "더 올라가 볼까. 더 멀리 볼 때까지. 네버 기브 업. 위 네버 기브 업." 신화는 현재진행형이다.
다음은 신화와의 일문일답.
사진=신컴엔터테인먼트 제공
- 이번 앨범 예사롭지 않다. 상당히 공을 들인 것 같은데.
▲ 전진) 매 앨범 열심히 했다. 이번은 멤버들의 결속력이 더 단단해졌다. 그간 한 번도 하지 못한, 섭섭했던 부분들까지도 이야기를 나눴다. 이러한 느낌은 처음이다. 아직 시작도 안 했지만 벌써 무언가가 채워졌다. 의미 있으면서 새롭다. 17년차지만 앞으로가 기대된다. 기분 좋은 시작이다.
- 한 번도 하지 못한 이야기란 무엇인가
▲ 에릭) '힐링캠프' 녹화를 하면서 서로 좋았던 점부터 서운했던 점 등 소소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오프더레코드다.(웃음) 얽힌 매듭을 풀고 가니까 서로를 이해하면서 돈독해진 것 같다.
▲ 동완) 평소 배려를 해서 그냥 속으로 삼켰던, 감싸주고 넘어가 큰 문제는 없었지만 받아주는 입장에서 쌓였던 오해 같은 것들이다. 일례로 에릭과 말다툼을 했다 해도 그에게 화가 난 적은 없다. 리더인 에릭은 본인이 싫어도 아닌 걸 아니라고 지적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멤버들도 모두 그걸 안다.
- 이참에 활동 폭을 넓히나
▲ 신혜성) 예전에 비해 크게 달라지진 않는다. '비너스'(2012년 10집) 이후 꾸준하게 활동하는 기분이다. 최근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열풍이 일면서 예전 동료·선배들이 재조명 받고 활동하는 모습 보기 좋다. 우리는 예전에 나왔던 노래가 아닌, 현재 활발히 활동하는 가수들과 경쟁하고 같이 무대에 서고 있다는 점이 더 뿌듯하다.
- 부담은 없나
▲ 에릭) 부담되는 건 사실이다. 바로 전 앨범 타이틀곡 '디스 러브'로 트로피를 가장 많이 받았다. 그것보다 성적이 좋지 못하면 '이제 신화가 좀 힘들지 않나' 여기실까봐 걱정되긴 한다. 그런데 사실 우리는 괜찮다.
-god의 성공. 경쟁 심리도 있나.
▲ 신혜성) 아니다. god의 1위가 정말 좋았다. 오히려 앞으로 어떤 그룹이 완전체로 새롭게 컴백한다면, 우리가 비슷한 시기 활동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지난 컴백 때는 이효리가 오랜만에 컴백해서 같이 활동했었다. 함께 1위 후보에 오르는 기분이 남달랐다. 서로 응원이 되는 장점이 많다.
사진=신컴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 앨범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 신혜성) '신화' 다운 앨범이다. 안무·노래 스타일 모두 강렬하다. 과거 '퍼펙트맨'의 연장선상이다. 신화 색깔이 있으면서 요즘 트렌드에 걸맞는다. 일부 인터뷰에서 몸을 사리는 것처럼 표현했지만 절대 설렁설렁 하지 않는다. 2015년판 '브랜뉴'다. 다 끄집어 냈다. 직접 보셔야 한다. 무대 퍼포먼스는 자신 있다.
- 자작곡은 줄었다
▲ 김동완) 각자 개별 활동이 많아졌지 않나. 나는 개인적으로 일의 효율성을 생각한다. 민우가 곡을 잘 써서 나는 그만뒀다. (전진은 이때 "동완 형은 곡을 못 쓰는 게 아니라 안 쓴다. 그런데 신화 앨범 말고 혼자 음악 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얼마 전부터 전진이 계속 설득해 다시 시작할 생각이다. 다음 전진 솔로 앨범에 넣어야겠다.(전진은 "히든 트랙으로만 쓰겠다"고 답했다)
- 고충은 없었나
▲ 앨범 작업할 때 여섯 멤버가 똑같은 비율로 힘을 쏟기 힘들다. 누군가 한 명은 이끌어주는 역할을 해야하는 데, 이번에는 이민우가 제일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이민우 혼자 곡 수집부터 자작곡, 프로듀싱까지 고군분투했다. (이민우는 "결과만 좋았으면 좋겠다"고 쑥스러워 했다)
- 앤디는 마음이 남다를 것 같다(그는 불법도박 혐의로 자숙 기간을 가졌다)
▲ 앤디) 실수를 했기 때문에 정말 죄송하단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다. 지금 멤버들과 함께 활동할 수 있게 되어 기쁘고 고마운 마음뿐이다. 멤버들은 채찍질도 해주고 힘을 내라는 응원도 해줬다. 준비하는 과정에는 항상 앨범에만 신경을 몰두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이야기는 많이 하지 않았다. 내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여러 모로 조심스럽다. 더 노력하고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고 있다.
-새해 계획은 세웠나? 얼마 전 방송에서 결혼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더라.
▲ 에릭) 멤버들 중에서는 내가 제일 빨리하고 싶다고 말하긴 했는데, 올해는 모두 결혼 금지다.
▲ 전진) 17년차지만 아직도 우리가 경쟁력이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 오랫동안 활동했지만 곁에 편한 사람이 있어야 더 즐겁다. 그래서 후배들과 계속 교감하고 싶다.
- 17주년 기념 콘서트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 전진) 매년 받는 질문이지만 새 노래를 들려드린다는 것 자체가 다르다. 또한 우리의 마음가짐이 다르다. 몸이 스무 살 때처럼 쌩쌩하지 않더라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한다는 신념이 있다.
- 여담으로 신화 누드집이 꾸준히 언급된다. 다시 찍을 생각은 없나
▲ 전진) 조만간 얘기해보겠다. 하하. ▲신혜성) 중요한건 개런티와 노출 수위일 것 같다. ▲에릭) 한 번이 좋은 것 같다. 다시 한다면 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다. ▲모두) 앤디는 더 맛(?)을 봐야 한다. 나머지는 다 옷 입고. ▲앤디) 맛은 보고 싶다.
-많은 후배들이 신화를 롤모델로 꼽는다
▲ 전진) 지금처럼 멤버들을 아끼고 열심히 하자는 마음으로 가다보면 된다. 우리처럼 오래 활동하는 친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훗날 개인활동을 하더라도 꼭 헤어져야 할 필요는 없다. 우리를 봤다면 후배들은 시행착오 없이 더 잘하리라 본다. 그들 롤모델이 바뀌지 않도록 더욱 열심히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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