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선교활동한다며 여자친구 꾀어 회삿돈 턴 30대
입력 2015-02-23 14:51 

"미국에서 포교활동을 해 하나님 뜻을 이루려면 돈이 필요하다”며 여자친구를 꾀어 회사 자금 수십억원을 빼돌린 30대 남성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과 국외재산도피, 외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박 모씨(36)를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2009년초 지인 소개로 만난 모 코스닥 상장사 재무과장 이 모씨(36·여)로 하여금 2009년 3월부터 2014년 1월까지 회삿돈 60억원을 빼돌리게 했다. 이중 59억원을 1374차례에 걸쳐 본인 계좌로 이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이씨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임을 이용해, "해외 선교활동에 쓸 자금이 필요하다”며 지속적으로 돈을 요구했다. 박씨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이씨는 회사 회계장부를 조작하기 시작, 5년간 무려 60억원을 빼돌렸다.
경찰은 "박씨가 태국을 드나들며 이씨로부터 받은 돈으로 여행사를 차리고, 태국 현지 여성과 결혼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박씨는 이씨를 통해 빼돌린 59억원 중 25억원을 환치기 업자를 통해 태국 현지은행에 불법 송금했다. 이후 태국인 부인 명의로 토지를 매입하고 여행사 운영 비용으로 썼다.
이같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자 해당 회사는 주식거래가 정지되고 상장폐지 심사를 받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1월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씨는 현재 법원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태국으로 도피했던 박씨는 인터폴 공조 수사에 의해 경찰에 붙잡혀 지난 10일 강제송환됐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는 이씨가 회삿돈을 횡령해 돈을 보내준 사실을 몰랐고, 이체받은 돈도 25억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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