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정신없이 또 4개월이 훌쩍 지나갔단다. 매번 그렇듯이 이번에도 잠잘 시간 없이 24시간 촬영에 임했다. 게다가 ‘개과천선 이후 휴식기 없이 합류한 터라 진이 빠질 법도 한데, 오히려 지친 마음 보단 빨리 이 넘치는 에너지, 충만한 느낌을 이어가고 싶다”고 씩씩하게 목소리를 높인다.
최근 ‘힐러를 통해 또 한 단계 성장한 배우 박민영을 만났다. 벌써 데뷔 9년차. 그동안 쉴 새 없이 작품 활동을 해오던 그녀가 돌연 2년의 공백기를 가졌다. 이후 ‘개과천선을 통해 한차례 성숙해진 그녀가 이번엔 ‘힐러를 통해 또 한 번 달라졌다. 그저 ‘예쁘기만했던 그녀에게서 배우의 향기가 물씬 느껴지는 무엇 때문일까.
어떤 변화가 있을 것 같아 계기를 물었더니, 무거웠던 짐, 쓸데없는 잡념을 내려놓고 또 비워내고 나니 이젠 채워야 할 것 투성이예요. 올해 벌써 서른인데, 하루아침에 달라진 건 없지만 연기가 더 재미있고 소중해진 건 분명해요”라며 해맑게 웃는다.
지난 2년의 공백기가 큰 전환점이 된 것 같아요. 이 순간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됐으니까요. 조금 알려졌다고 해도, 어쩌면 쉽게 잊혀 질 수 있는 시기가 20대인데…공백기를 갖은 건 위험한 선택이었을지도 몰라요. 물론 두렵기도 했죠. 다행스럽게도 결과적으로는 더 많은 걸 얻게 됐고, 앞으로 오랜 시간을 더 행복하게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난 9년간 누구보다 바쁘게 달려온 그녀였다. 인형 같은 얼굴로 데뷔 동시에 스타덤에 오른 만큼 속도는 모든 게 빨랐다. 심할 땐 4~5개의 드라마를 쉼 없이 연달아 하기도 했어요. 완벽한 체력, 그리고 내면 상태가 아닌데 무작정 작품을 이어가는 게 언제부턴가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눈빛이 한층 진지해졌다. 머금은 웃음을 잠시 뒤로한 채 그녀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윽고 스스로 휴식기를 절실히 느낄 때 쯤, 소속사와의 계약 기간도 끝나 반년을 혼자 생활하면서 보냈어요. 광고 촬영 같은 건 혼자 커버하기도 했고, 주로 여행을 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죠”라고 말했다.
쉬는 동안 생각보다 즐겁게 하루 하루를 보냈어요. 나를 비워내는 시간이 됐고, 또 되돌아보는 계기도 됐죠. 예전에는 뭔가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쫓기는 기분? 압박감 그리고 잊혀지지 않을까 막연한 두려움 같은 게 컸어요. 언제부턴가 연기가 덜 즐거워졌고 캐릭터에 온전히 몰입하지 못하니까 만족도도 낮고 공허함도 컸죠. 스스로를 되돌아보니, 그리고 연기를 손에 놓고 나니 언제부턴가 다시 내가 소중한 것에 대한 갈증이 막 시작되더군요. 그때 ‘개과천선을 만났고요.”
2년의 공백기 이후 박민영은 휴먼법정 드라마 ‘개과천선으로 컴백했다. 그는 당시 김명민 김상중 최일화 오정세 이한위 등 ‘베테랑 배우들과 함께 연기 호흡을 맞췄다.
연기 잘하는 선배들이 출연하신다기에 그저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무작정 뛰어들었어요. 그분들의 연기를 어깨너머로나마 보고 싶었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정말 치열하게 밤을 새시면서 그렇게 연기를 하시더라고요. 드는 생각이 참 많았어요. ‘난 참 나태하게 접근했구나하는 반성의 계기가 됐고요.”
베테랑 연기자들의 틈바구니 사이에서 그녀는 비로써 이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강렬한 연기 갈증을 느끼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작품이 끝날 때, 김명민이 그 갈증을 식히지 말고 곧바로 다음 작품에서 마음껏 펴라”고 조언을 해줘 단숨에 ‘힐러 출연을 결심했다고 했다.
연기를 너무 하고 싶었던 당시, 작품 시나리오가 정말 좋은 ‘힐러를 만난거죠. 지칠세도 없이 기쁘게 합류하게 됐어요. 비워내는 2년 동안의 작업 덕분에 이번에는 잡념 하나도 없이 온전히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연기가 재미있었던 적이 없는데…연기도 일도 그냥 다 재미있었어요. 그동안 미련하게 잡고 있었던, 여배우라면 그래도 예쁘게 보여야 한다는 고집도 완전히 내려놓았죠.”
박민영은 ‘힐러에서 근성과 똘끼로 충만한 인터넷 신문사 기자 역할을 맡았다. 거칠고도 따뜻하고, 유쾌하면서도 아픈 개인사를 지닌 복잡한 내면을 지닌 인물. 그녀는 이번 작품을 통해 기존과는 다른 털털하면서도 깊이 있는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처음으로 나를 버리고 온전히 캐릭터만 생각했어요. 헤어스타일부터 의상, 메이크업, 패션까지 모든 걸 캐릭터에 맞췄죠. 훌륭한 배우는 어떤 인위적인 장치가 없어도 완전히 그 사람으로 보인지만 전 아직 그런 부분이 부족하기 때문에 외적인 요소에서도 어떻게든 도움을 받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물론 너무 망가진 탓에 악풀도 상당했어요. 하하!”
줄곧 진지했던 그녀가 갑작스레 빵 터졌다. 이어 외모에 신경을 안 쓰고 그저 바쁘고 거칠게 사는 캐릭터라 정말 막하고 촬영했거든요. ‘예쁜 줄 알았는데 미모가 하락했다 ‘저렇게 못생긴 줄 몰랐는데 ‘미워지게 성형했냐 등 악플이 달리는 걸 보면서 한참을 웃었어요”라고 말햇다.
뭐 여배우 입장에서는 당연히 조금 웃픈 일이긴 하지만, 앵글에 상관없이 점점 연기에 빠져드니까 그냥 모든게 편하게 놓아지더라고요. 자유로워진거죠. 날것의 나를 찾은, 해방감 같은 걸 느꼈죠. 욕심 하나를 버리니까 연기자로서 자유로워졌어요. 에전엔 왜 못 그랬나 싶어요. 몸이 편하고 마음도 편하고 잡념도 없고 재미있으니까 그저 연기 욕심만 계속 나는 거예요. 마음에 들지 않는 장면이 나올 땐 아예 창피해서 숨어버릴 정도였어요. 처음 느끼는 기분이었죠. 이 모든 게!”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연기에 대한 애정이 물씬 느껴졌다. 악바리 같은 욕심도 함께. 그는 지금까지 맡았던 역할을 보면 솔직히 스팩트럼이 좁아 보여드린 게 너무 없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 해야 할, 해보고 싶은 그런 게 너무 많아요”라고 말했다.
체력을 정말 많이 소진하는 작업이지만 이렇게 즐겁고 흥분되는 건 재미있기 때문이에요. 예전엔 드라마가 끝나면 항상 공허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아니에요. 내가 채우고 싶던 내면의 무언가를 찾았고, 빨리 성장한 내 모습을 보고 싶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끌어오르는 무언가를 느껴요. 캐릭터를 위해 머리 쥐어뜯으며 고민했던, 치열했던 그 시간이 정말 행복했습니다.”
인터뷰 내내 시종일관 즐겁고, 또 진지했던 그녀였다. 그 어느 때보다 캐릭터에 완전 몰입했다고 하니, 기자의 익살스러운 돌발 질문이 이어졌다. 본인이 만약 극중 캐릭터처럼 연예부 기자라면, 드라마가 끝난 지금 유지태 씨에게 한 가지의 질문만 가능하다면 어떤 걸 하고 싶냐”는 질문이었다.
대처 능력은 놀라웠다. 그녀는 유지태에 대해 주변만 가도 핑크빛이 맴도는 사랑 전도사 같은 분”이라며 다정다감하시고 후배들을 워낙 잘 챙겨주시고 늘 아빠 미소를 짓는데 원래부터 그렇게 따뜻한 분이신지, 결혼 생활이 너무 행복해 변화하신 건지 묻겠다”고 했다.
여자가 아닌 남자에게도, 또 스태프에게도 늘 누구에나 똑같이 한결 같이 잘해주셔서 소문이 자자했어요. 아이와 아내 덕분인지 꼭 여쭤보고 싶어요. 기자분들도 마음에 들죠? 하하!”
한편, ‘힐러를 통해 강한 인상을 남긴 박민영은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을 검토할 예정이다.
kiki2022@mk.co.kr
정신없이 또 4개월이 훌쩍 지나갔단다. 매번 그렇듯이 이번에도 잠잘 시간 없이 24시간 촬영에 임했다. 게다가 ‘개과천선 이후 휴식기 없이 합류한 터라 진이 빠질 법도 한데, 오히려 지친 마음 보단 빨리 이 넘치는 에너지, 충만한 느낌을 이어가고 싶다”고 씩씩하게 목소리를 높인다.
최근 ‘힐러를 통해 또 한 단계 성장한 배우 박민영을 만났다. 벌써 데뷔 9년차. 그동안 쉴 새 없이 작품 활동을 해오던 그녀가 돌연 2년의 공백기를 가졌다. 이후 ‘개과천선을 통해 한차례 성숙해진 그녀가 이번엔 ‘힐러를 통해 또 한 번 달라졌다. 그저 ‘예쁘기만했던 그녀에게서 배우의 향기가 물씬 느껴지는 무엇 때문일까.
어떤 변화가 있을 것 같아 계기를 물었더니, 무거웠던 짐, 쓸데없는 잡념을 내려놓고 또 비워내고 나니 이젠 채워야 할 것 투성이예요. 올해 벌써 서른인데, 하루아침에 달라진 건 없지만 연기가 더 재미있고 소중해진 건 분명해요”라며 해맑게 웃는다.
지난 2년의 공백기가 큰 전환점이 된 것 같아요. 이 순간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됐으니까요. 조금 알려졌다고 해도, 어쩌면 쉽게 잊혀 질 수 있는 시기가 20대인데…공백기를 갖은 건 위험한 선택이었을지도 몰라요. 물론 두렵기도 했죠. 다행스럽게도 결과적으로는 더 많은 걸 얻게 됐고, 앞으로 오랜 시간을 더 행복하게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난 9년간 누구보다 바쁘게 달려온 그녀였다. 인형 같은 얼굴로 데뷔 동시에 스타덤에 오른 만큼 속도는 모든 게 빨랐다. 심할 땐 4~5개의 드라마를 쉼 없이 연달아 하기도 했어요. 완벽한 체력, 그리고 내면 상태가 아닌데 무작정 작품을 이어가는 게 언제부턴가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눈빛이 한층 진지해졌다. 머금은 웃음을 잠시 뒤로한 채 그녀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윽고 스스로 휴식기를 절실히 느낄 때 쯤, 소속사와의 계약 기간도 끝나 반년을 혼자 생활하면서 보냈어요. 광고 촬영 같은 건 혼자 커버하기도 했고, 주로 여행을 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죠”라고 말했다.
쉬는 동안 생각보다 즐겁게 하루 하루를 보냈어요. 나를 비워내는 시간이 됐고, 또 되돌아보는 계기도 됐죠. 예전에는 뭔가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쫓기는 기분? 압박감 그리고 잊혀지지 않을까 막연한 두려움 같은 게 컸어요. 언제부턴가 연기가 덜 즐거워졌고 캐릭터에 온전히 몰입하지 못하니까 만족도도 낮고 공허함도 컸죠. 스스로를 되돌아보니, 그리고 연기를 손에 놓고 나니 언제부턴가 다시 내가 소중한 것에 대한 갈증이 막 시작되더군요. 그때 ‘개과천선을 만났고요.”
연기 잘하는 선배들이 출연하신다기에 그저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무작정 뛰어들었어요. 그분들의 연기를 어깨너머로나마 보고 싶었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정말 치열하게 밤을 새시면서 그렇게 연기를 하시더라고요. 드는 생각이 참 많았어요. ‘난 참 나태하게 접근했구나하는 반성의 계기가 됐고요.”
베테랑 연기자들의 틈바구니 사이에서 그녀는 비로써 이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강렬한 연기 갈증을 느끼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작품이 끝날 때, 김명민이 그 갈증을 식히지 말고 곧바로 다음 작품에서 마음껏 펴라”고 조언을 해줘 단숨에 ‘힐러 출연을 결심했다고 했다.
연기를 너무 하고 싶었던 당시, 작품 시나리오가 정말 좋은 ‘힐러를 만난거죠. 지칠세도 없이 기쁘게 합류하게 됐어요. 비워내는 2년 동안의 작업 덕분에 이번에는 잡념 하나도 없이 온전히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연기가 재미있었던 적이 없는데…연기도 일도 그냥 다 재미있었어요. 그동안 미련하게 잡고 있었던, 여배우라면 그래도 예쁘게 보여야 한다는 고집도 완전히 내려놓았죠.”
박민영은 ‘힐러에서 근성과 똘끼로 충만한 인터넷 신문사 기자 역할을 맡았다. 거칠고도 따뜻하고, 유쾌하면서도 아픈 개인사를 지닌 복잡한 내면을 지닌 인물. 그녀는 이번 작품을 통해 기존과는 다른 털털하면서도 깊이 있는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처음으로 나를 버리고 온전히 캐릭터만 생각했어요. 헤어스타일부터 의상, 메이크업, 패션까지 모든 걸 캐릭터에 맞췄죠. 훌륭한 배우는 어떤 인위적인 장치가 없어도 완전히 그 사람으로 보인지만 전 아직 그런 부분이 부족하기 때문에 외적인 요소에서도 어떻게든 도움을 받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물론 너무 망가진 탓에 악풀도 상당했어요. 하하!”
줄곧 진지했던 그녀가 갑작스레 빵 터졌다. 이어 외모에 신경을 안 쓰고 그저 바쁘고 거칠게 사는 캐릭터라 정말 막하고 촬영했거든요. ‘예쁜 줄 알았는데 미모가 하락했다 ‘저렇게 못생긴 줄 몰랐는데 ‘미워지게 성형했냐 등 악플이 달리는 걸 보면서 한참을 웃었어요”라고 말햇다.
뭐 여배우 입장에서는 당연히 조금 웃픈 일이긴 하지만, 앵글에 상관없이 점점 연기에 빠져드니까 그냥 모든게 편하게 놓아지더라고요. 자유로워진거죠. 날것의 나를 찾은, 해방감 같은 걸 느꼈죠. 욕심 하나를 버리니까 연기자로서 자유로워졌어요. 에전엔 왜 못 그랬나 싶어요. 몸이 편하고 마음도 편하고 잡념도 없고 재미있으니까 그저 연기 욕심만 계속 나는 거예요. 마음에 들지 않는 장면이 나올 땐 아예 창피해서 숨어버릴 정도였어요. 처음 느끼는 기분이었죠. 이 모든 게!”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연기에 대한 애정이 물씬 느껴졌다. 악바리 같은 욕심도 함께. 그는 지금까지 맡았던 역할을 보면 솔직히 스팩트럼이 좁아 보여드린 게 너무 없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 해야 할, 해보고 싶은 그런 게 너무 많아요”라고 말했다.
체력을 정말 많이 소진하는 작업이지만 이렇게 즐겁고 흥분되는 건 재미있기 때문이에요. 예전엔 드라마가 끝나면 항상 공허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아니에요. 내가 채우고 싶던 내면의 무언가를 찾았고, 빨리 성장한 내 모습을 보고 싶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끌어오르는 무언가를 느껴요. 캐릭터를 위해 머리 쥐어뜯으며 고민했던, 치열했던 그 시간이 정말 행복했습니다.”
인터뷰 내내 시종일관 즐겁고, 또 진지했던 그녀였다. 그 어느 때보다 캐릭터에 완전 몰입했다고 하니, 기자의 익살스러운 돌발 질문이 이어졌다. 본인이 만약 극중 캐릭터처럼 연예부 기자라면, 드라마가 끝난 지금 유지태 씨에게 한 가지의 질문만 가능하다면 어떤 걸 하고 싶냐”는 질문이었다.
대처 능력은 놀라웠다. 그녀는 유지태에 대해 주변만 가도 핑크빛이 맴도는 사랑 전도사 같은 분”이라며 다정다감하시고 후배들을 워낙 잘 챙겨주시고 늘 아빠 미소를 짓는데 원래부터 그렇게 따뜻한 분이신지, 결혼 생활이 너무 행복해 변화하신 건지 묻겠다”고 했다.
여자가 아닌 남자에게도, 또 스태프에게도 늘 누구에나 똑같이 한결 같이 잘해주셔서 소문이 자자했어요. 아이와 아내 덕분인지 꼭 여쭤보고 싶어요. 기자분들도 마음에 들죠? 하하!”
한편, ‘힐러를 통해 강한 인상을 남긴 박민영은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을 검토할 예정이다.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