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파손'을 둘러싸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LG전자가 지난 16일 세탁기 파손 관련 동영상을 전격 공개한데 이어 삼성전자는 17일 LG가 공개한 동영상이 사실관계가 왜곡됐다며 반격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이날 공식 블로그 삼성 투모로우에 'LG전자가 어제 공개한 세탁기 파손 동영상에 관해 저희의 입장을 말씀드립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삼성전자는 먼저 LG전자가 자의적인 편집을 거친 동영상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애초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똑같이 대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봤지만 정확한 사실을 설명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해 해명 글을 올린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지적하는 부분은 크게 세가지다. 우선 세계 어느 가전회사도 매장에 진열된 경쟁사 제품으로 성능 테스트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행위가 경쟁사 제품의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한 통상적 과정이라는 LG전자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제품을 구매해 실험실에서 하는 것이 통상적인 절차로 게다가 출시된 지 3개월이 지난 제품을 매장서 테스트한다는 것은 억지 주장”이라고 밝혔다.
사실 관계를 왜곡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 영상도 자의적으로 편집했다고 지적했다. LG전자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세탁기 파손 현장을 삼성 프로모터들이 지켜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체 영상에서는 시간차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조성진 사장이 세탁기 문을 파손할 당시에는 삼성 프로모터나 매장 직원들이 다른 곳에 있었다고 밝혔다.
또 제품을 파손하고도 말없이 현장을 떠난 것은 부도덕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경쟁사 제품을 파손하고도 매장 직원에게조차 알리지 않고 아무 말 없이 현장을 벗어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무책임한 행위”라며 "오히려 별것 아닌 일을 뒤늦게 문제 삼는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상내에 언급된 힌지 움직임에 대해서도 파손된 세탁기를 찍은게 아닌, 국내 백화점에서 촬영한 정상 제품 영상으로 이를 파손된 제품이라 주장해 사실 관계를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영상에서 조 사장은 세탁기 문을 연 채 두 손으로 체중을 실어 힘껏 누르고 있다”며 "체중 80kg으로 추정되는 건장한 성인 남성이 무릎을 굽혀가며 세탁기 문을 여러 차례 누르는 행위는 '통상적 테스트'의 범위를 넘어서 '목적이 분명한 파손 행위'이며 이것이 이 사안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LG전자가 이번 영상 공개를 통해 이미 기소된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려 하는 데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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