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우디 교수 "외국선 여성운전자 성폭행 당해도 신경 안 써”
입력 2015-02-12 12:04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역사학자가 방송에 나와 여성에게 운전을 허용하는 것은 성범죄를 방조하는 것이라고 주장해 비난이 일고 있다.
사우디의 보수주의 역사학자인 살레 알사아둔 현지 방송인 '로타나 칼리지아'에 출연 도중 "여성이 운전하도록 허용하는 외국 정부는 그들(여성운전자)이 성폭행을 당해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텔레그래프가 11일 보도했다.
이 프로그램의 여성 진행자가 "미국과 유럽은 물론 다른 아랍 국가도 여성이 운전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알사아둔은 "그들(외국 정부)은 여성이 길가에서 성폭행을 당해도 신경 쓰지 않지만 우리(사우디)는 그렇지 않다”며 "만일 여성이 한 도시에서 다른 도시로 차를 몰고 가다가 차가 고장이 나서 서버리기라도 하면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에겐 사회적이고 종교적인 차원의 문제”라며 "사회 규범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 진행자가 "남성 운전자가 동승한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를 할 수 있지 않냐”며 묻자, 알사아둔은 "외국인 여성을 운전자로 고용해 우리 여성들을 위해 차를 몰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 같은 어이없는 답변에 진행자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사우디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여성의 운전을 금지하는 국가로, 남성 보호자의 허락 없이는 여성은 여행, 결혼, 고등교육을 받을 수 없다. 이 프로그램을 방영한 로타나 칼리지아는 알왈리드 빈탈랄 왕자가 소유한 미디어다. 알왈리드 왕자는 2013년 트위터에 사우디에서 여성의 운전을 허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남겨 눈길을 끈 인물이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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