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주거·교육비 지출에…중산층 가정의 눈물
입력 2015-02-12 11:31 

지난 20여년간 한국 중산층의 소득 증가율보다 주거·교육비 지출이 더 빠르게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 최성근 연구위원은 12일 '우리나라 중산층 삶의 질 변화' 보고서에서 "1990년보다 중산층의 삶의 질이 악화됐다”며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최 위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맞춰 중위소득의 50∼150%에 속하는 이들을 중산층으로 분류해 분석한 결과 2013년 1140만 가구 가운데 중산층은 67.1%(765만 가구)를 차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산층의 총 소득은 1990년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 7.0%씩 늘어 저소득층(6.1%), 고소득층(6.8%)보다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그러나 지출 항목을 들여다보면 주거·교육·여가 분야에서 삶의 질이 다소 악화됐다. 매달 월세로 쓰는 비중이 1990년 11.9%에서 2013년 12.8%로 늘었고, 특히 전세보증금 증가율이 연평균 11.8%로 저소득층(10.7%), 고소득층(0.9%) 보다 부담이 더 크게 늘었다.
가계 지출에서 차지하는 교육비 비중도 1990년 13.4%에서 2013년 20.9%로 7.5%포인트나 상승했다. 주거비와 교육비 부담이 커지면서 오락·문화 등 여가지출의 비중은 5.9%에서 5.3%로 줄었다.
최 위원은 "중산층 삶의 질을 높이려면 소득 개선도 중요하지만 주거·교육비 지출 부담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다. 주택공급을 확대하는 등 전·월세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공교육 정상화로 사교육비 부담을 완화하고, 직장에서 조기퇴근을 적극 권장하는 등 여가 활용을 통한 오락·문화 소비 확대를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태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