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NHN엔터·국민카드, 핀테크 첫 단독제휴
입력 2015-02-12 04:02 
국내 굴지 IT기업과 금융회사가 핀테크(Fintech) 사업을 위해 단독 제휴하는 첫 번째 사례가 나왔다. 국내 게임업계 톱3로 꼽히는 NHN엔터테인먼트와 카드업계 시장점유율 2위권인 KB국민카드가 힘을 합쳐 핀테크 신사업을 발굴하기로 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정우진 NHN엔터테인먼트 대표와 김덕수 KB국민카드 대표는 이날 경기도 판교테크노밸리 소재 NHN엔터테인먼트 본사에서 ‘간편결제 사업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향후 모든 간편결제 부문은 물론 다양한 핀테크 분야에서 전방위적인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대형 IT업체와 금융업체가 핀테크 분야 단독 협력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핀테크발 ‘금융+IT 합종연횡 신호탄을 쏜 셈이다.
이번 MOU는 양사 모두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NHN엔터테인먼트는 국내 전자결제지급대행(PG) 시장점유율 1·2위를 다투는 한국사이버결제(KCP)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12년간 온라인 쇼핑몰 솔루션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한 고도소프트도 최근 인수했다.

최근 이사회 결의를 통해 3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의결하고 이 중 1500억원을 간편결제 분야에 쏟아붓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주력 사업인 게임에서 핀테크 분야로 외연을 넓히기 위해서다.
KB국민카드도 핀테크 분야에서 사업기회를 모색 중이다. 최근 핀테크 전담조직인 ‘M-커머스팀을 설치하기도 했다.
양사는 향후 글로벌 간편결제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도소프트가 구축한 10만여 개 온라인 쇼핑몰에서 KB국민카드를 사용하면 할인해 주는 식으로 카드 점유율을 높인다는 게 KB국민카드 방침이다. 해외에서는 NHN엔터테인먼트가 미국·유럽에서 게임 아이템을 팔 때 양사가 공동개발한 결제 솔루션을 탑재해 결제수수료를 나누는 식으로 ‘윈윈(win-win)하는 방식이다. 간편결제 사업으로 시작한 협력이 무르익으면 인터넷 전문은행을 비롯한 다른 핀테크 분야 협력 가능성도 얼마든지 열려 있다.
지난해 정보 유출 사태 여파로 바닥을 친 KB국민카드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릴 여지도 있다. 게임 캐릭터를 활용한 신용·체크카드를 내놓거나, 이를 카드 홍보에 활용해 젊은 층 지지기반을 확보하는 식이다. NHN엔터테인먼트 입장에서는 한국사이버결제에 이어 카드사 제휴까지 나서면서 간편결제 분야 수직계열화를 구축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 같은 기대가 시장에 알려지면서 이날 NHN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전일 대비 6.02% 상승한 7만4000원에 마감했다.
이번 제휴를 기점으로 금융기업과 IT기업이 손을 잡는 사례도 빈번해질 것으로 보인다. IT업계 관계자는 IT기업 입장에서는 핀테크 사업을 위해 소비자 접점을 가지고 있는 카드회사 제휴가 필수”라며 다수의 IT기업이 카드업체와 물밑협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장원 기자 / 정석우 기자 /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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