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견한 구조犬 `번개`…80대 조난 할아버지 구해
입력 2015-02-10 11:17 

사회가 흉흉해지며 각종 인명수심(人面獸心)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경상도 개 두마리가 잇따라 소중한 인명을 구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0일 국민안전처 중앙119구조본부에 따르면 9일 경남 양산에서 등산 중 부상을 당해 조난 당한 80대 박모 할아버지를 인명 구조견이 발견해 18시간만에 극적으로 구조에 성공했다.
박 모 할아버지는 7일 경남 양산 상북면에 있는 826m 높이 염수봉으로 등산을 갔다 다리를 다쳐 하산이 불가능한 상황을 맞았다.
등산에 동행했던 70대 정 모 할아버지가 8일 새벽 3시쯤 혼자 가까스로 하산해 인근 소방관에 긴급히 도움을 청했다.

중앙119구조본부는 신고 직후 인명 구조견과 소방관 등 130여명으로 구성된 소방력을 동원해 수색 작업에 나섰다. 이 때 구조견팀 소속 인명 구조견인 '번개'가 4부 능선 등산로 주변에 쓰러져 있던 박 모 할아버지를 발견했다.
박 모 할아버지는 저체온증과 손등 부위 동상 등으로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였다. 구조된 박 씨는 경남본부 헬기를 타고 양산 부산대병원으로 신속하게 이송됐다.
할아버지를 구한 번개는 다섯 살배기 라브라도 리트리버 암컷으로 중앙119구조본부에서 2년간 맹훈련을 받은 명견이다. 국가공인 인명구조견 인증을 받고 경남소방본부 산청소방서에 배치돼 담당인 박용윤 소방위와 짝을 이뤄 활약 중이다.
같은 날 부산에서는 한밤 중 아파트에서 불이 나자 애완견이 잠자던 주인을 깨워 인명피해를 막았다.
10일 0시 40분께 부산시 사상구 모라동에 있는 김모씨 아파트 발코니에서 화재가 났지만, 자정을 넘은 시간이라 주민들은 모두 깊은 잠에 빠져 위험한 상황을 맞았다. 이 때 김모씨 애완견인 2살배기 '둥이'가 불꽃을 보고 요란하게 짖어 주인을 깨워 참극을 막았다.
김씨는 황급히 작은방에서 자고 있던 아들 임모씨를 깨우고, 애완견을 데리고 집을 빠져나왔다. 임씨는 인터폰으로 경비실에 불이 난 사실을 알려 추가 피해를 방지했다. 김씨와 임씨가 집을 빠져나온 뒤 20여분 만에 아파트 내부 30여㎡는 전소했다.
부산 경찰 관계자는 "한밤중에 불이 나면 유독가스로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일이 많은데, 애완견이 기특하게도 주인을 깨워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누전으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소방서와 함께 현장을 감식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가려낸다는 방침이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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