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문재인, 박정희·이승만 묘역 참배, "통합의 길로 가길”…새 지도부 내부 반발
입력 2015-02-09 18:10  | 수정 2015-02-10 18:38

'문재인 박정희 참배'
새정치민주연합의 사령탑이 된 문재인 대표가 9일 첫 일정으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문 대표는 두 전직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뒤 기자들 앞에서 "묘역의 참배 여부를 둘러싼 갈등을 끝내고 국민 통합에 도움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참배를 결심했다”고 화해와 통합을 강조했다.
아울러 "진정한 국민통합은 가해자 측이 잘못을 반성·사과하고 피해자를 위로해서 피해자가 용서하는 마음을 가질 때 이뤄진다”며 "박근혜 정부가 그런 진정한 화해와 통합의 길로 가길 진심으로 촉구한다”고 했다.
하지만 새 지도부 내에서는 거센 반발이 터져나왔다.

강경파를 중심으로 시기상조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어 향후 당 정체성과 노선을 둘러싼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이·박 전 두 대통령의 묘역 참배에는 문 대표와 문희상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우윤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일부 의원만 참석했다.
이·박 전 대통령 묘역 참배에 반대했던 정청래 최고위원은 "민주주의 말살·대선 부정을 저지른 정권에서 사과와 반성이 없는데 또 하나의 박근혜라 할 수 있는 박정희 묘역을 참배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대선을 준비하는 문 대표로선 참배할 수 있지만 첫 일정으로 잡는 건 당원 자존심을 무너뜨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간담회에서 묘역 참배에 거부 의사를 밝힌 유승희 최고위원은 이날 아예 현충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문 대표와 당 대표 경선에서 겨뤘던 '86(60년대생, 80년대 운동권출신)그룹' 출신 이인영 의원도 이날 현충원에서 취재진을 만나 "전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다”며 두 전직 대통령 묘역 참배에 거부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중도 성향의 의원들은 문 대표의 참배 결정을 '역사에 대한 화합의 손짓'으로 받아들이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비노 진영의 대표 주자로 최고위원에 당선된 주승용 의원은 "당 대표가 (참배의사를) 밝혔으니 공과보다는 예우 차원에서 가자고 했으나 가고싶은 사람만 가면 모양새가 안 좋으니 최고위원들은 안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대표도 새 지도부에 협력하겠다는 뜻으로 두 전직 대통령 묘역을 참배할 예정이었으나 지도부만 참배키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측근으로 분류된 송호창 의원만 대신 참배시켰다.
중도 성향의 이상민 의원도 이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간 저희쪽에서는 금기시 했고 꺼려왔던 이·박 전 대통령 묘소 참배를 하겠다는 건 포용적이고 화합적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라며 "당 대표가 가겠다고 하는 것은 여러가지 면에서 매우 진전된 행보”라고 평가했다.
이에 우윤근 원내대표는 "여당과 달리 야당은 늘 의견이 다양하다. 그게 야당의 특성”이라면서도 "큰 틀에서는 대승적으로 진영논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