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view point] 중개료 ‘고정요율’의 함정
입력 2015-02-09 17:07  | 수정 2015-02-09 19:09
지난해 혜성같이 등장한 ‘카톡 부동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카카오톡을 이용해 수요자와 중개 물건을 손쉽게 연결해 주는 이 서비스는 0.2%대에 불과한 중개료만 받는 것이 특징이다. 현행 중개수수료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저렴한 가격 덕택에 신혼부부와 사회 초년생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가격혁명은 불법으로 몰려 사라질지 모른다. 최근 중개수수료율을 조정 중인 지방의회가 중개업계의 로비에 밀려 ‘고정요율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당장 지난 5일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는 앞서 경기도가 제출한 관련 조례 개정안을 이 같은 내용의 수정안으로 바꿔 통과시켰다. 6억~9억원 미만 주택 매매 중개수수료를 현 0.9% 이내에서 0.5% 이내로, 3억~6억원 미만 주택 임대차 중개수수료를 현 0.8% 이내에서 0.4% 이내로 협의하도록 한 기존 개정안을 0.5%와 0.4%로 고정한 것이 골자다.
언뜻 보면 예전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강력한 로비전으로 도의회 의원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측은 당초 상한선이 0.9%일 때도 현장에서는 절반인 0.5%를 적용하는 쪽으로 거래가 이뤄져 온 만큼 아예 0.5%를 받기로 정해도 문제는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렇게 조례에 요율이 고정되면 앞서 말한 카톡부동산 같은 서비스는 운영될 수 없다. 업체가 자체적으로 수수료율을 낮춰 받을 경우 조례를 위반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당장 서울 등 수도권 의회가 고정요율 조례를 통과시키면 카톡부동산을 포함한 온라인 최저가 중개서비스 업체들에 대한 오프라인 공인중개사들의 불법 신고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은 부동산 거래 때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하더라도 물건 가격대가 같으면 무조건 동일한 금액을 지불해야만 한다. 지방 의회가 중개업자들의 담합을 조장한 셈이다. 전세금이 급등하면서 전셋집을 찾는 수요자들의 중개료 부담이 덩달아 뛰고 있는데도 의원들이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다. 선출직인 이들 지방의원이 일부 이익단체의 주장만 듣고 정작 대다수 시민들을 저버리고 있는 셈이다.
[부동산부 =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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