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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 포수’ 최경철이 전하는 870g의 미학
입력 2015-02-09 13:36 
LG 포수 최경철이 구슬땀을 흘리며 열심히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美 글렌데일) 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글렌데일) 김세영 기자] ‘870g 배트 무게를 두고 하는 말이다. 장타자들에겐 조금 가벼운 무게지만, 교타자들에겐 결코 가볍지 않은 무게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딱 그 중간 어딘가에 LG 포수 최경철(35)이 있다.
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최경철은 같은 팀의 박용택, 이병규(9번) 등과 함께 타격훈련에 한창이었다. 이들은 타격폼 등에 대해 수시로 대화를 나눴다.
주로 출루율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 지에 대해 상의했다. 현재 컨디션은 점점 올라오고 있는 상태다.”

연습을 끝낸 최경철은 땀으로 흥건했다. 양 손 가득 캐리어와 방망이를 들고 다음 훈련 장소로 이동 중이었다. 캠프를 떠난 지도 이제 보름하고도 일주일이 지났다. 지치고 신경도 날카로워 질 때다.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오전 훈련은 베테랑 선수들에게도 소화하기 힘든 강행군이다. 훈련 중 허리에 다소 무리가 간 듯 보였다.
괜찮다. 별 일은 아니다. 회복 중에 있다. 방망이는 무겁지 않게 가벼운 것을 쓴다. 보통 선수들이 쓰는 870g이다.”
지난해 LG 주전포수를 꿰찬 최경철은 117경기에 나서 타율 2할1푼4리 4홈런 39타점을 기록했다. NC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MVP(타율 5할3푼3리 1홈런 5타점)를 차지하며 확실하게 주전자리를 꿰찼다. 그는 올해 프로 데뷔 13년 만에 첫 억대 연봉(인상률160%, 5000만원→1억3000만원)계약의 기쁨까지 누렸다.
지난해 좋았던 성적들은 모두 묻어두려 한다. 무(無)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훈련하고 있다.”
출루율을 더 생각할 만큼 그는 팀에 더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뿐이다. 개인기록보다 팀 우승을 위해 포수로서 수비를 더 강화할 작정이다. 그는 이제 겨우 1년 주전 자리에 앉았을 뿐이다. 아직도 채워야할 것이 남았다.
LG 포수 최경철이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최경철은 올 시즌 수비 역할에 더 치중하겠다고 말했다. 사진=MK스포츠(美 글렌데일) 옥영화 기자

후배 포수들도 훌륭하다. 다들 의욕이 넘친다. 장점이 많은 친구들이다. 백업과 주전의 기준은 없다고 생각한다. 나도 이제 1년 정도 주전으로 뛰었다. 일단 우리 팀은 우승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그에 맞춰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할 것이다. 특히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수비에 더 치중할 셈이다.”
열심히 훈련에 임하는 최경철은 감독들에게도 눈에 띄는 선수다. 이날 LG와 NC의 연습경기에 들른 김태형 두산 감독은 식사 중이던 최경철에게 너무 열심히 하는 거 티내는 것 아니냐”며 가벼운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870g 꼭 있어야하는 평균의 그것. 방망이 무게 만큼이나 평범하지만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는 이가 바로 최경철이었다.
[ksyreport@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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