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닥 600, 벤처 부활인가 거품 재연인가
입력 2015-02-08 18:02 
이민화 명예기자
코스닥이 600선을 돌파했다. 벤처 창업 분위기가 활성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과거 10여 년간 지지부진했던 코스닥이 재기의 몸짓을 보이기 시작했다. 창업 열풍이 일고 코스닥시장이 그 바통을 이어받으면 벤처는 부활한다. 3만개가 넘는 벤처기업들은 한국 경제의 새로은 성장엔진이고 일자리 창출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코스닥 600선 돌파를 창조경제 정책의 시동으로 해석하는 것도 큰 무리는 아니다.
물론 일각에서는 벤처 거품에 대한 염려의 목소리도 크다. 과거 2000년대 초반 한반도를 달궜던 벤처 붐이 ‘묻지마 투자로 대변되는 거품이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부 내에서 조차 그 당시 벤처 붐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이 결과 벤처정책의 방향 설정에 혼선이 빚어져 추진력이 분산되고 정부가 과감한 벤처 진흥 정책을 펴는 데 한계로 작용했다. 당시 전 세계적으로 IT 버블이 붕괴되면서 벤처 진흥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자 정부는 ‘벤처 건전화 대책으로 방향을 선회했으며 그것이 장장 10년간 한국에 ‘벤처 빙하기를 가져왔다. 공교롭게 같은 시기에 미국은 한국과는 정반대의 길을 갔고 결과도 정반대로 나타났다. 코스닥은 ‘침체한 반면 나스닥은 ‘회복했다.
벤처 건전화 정책은 한마디로 규제 정책이었다. 벤처확인제를 강화하고, 엔젤투자를 위축시키고, 코스닥 적자기업의 상장을 금지하고, 스톡옵션제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기술거래소를 통합하는 조치들이 이어졌다. 이후 결국 시장은 얼어붙었다.
미국의 나스닥은 조정기를 거쳐 원상회복한 반면 지수 2800에 육박했던 코스닥은 지금까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만1000개가 넘던 벤처기업 수는 7000개 수준으로 격감했고, 스타 벤처기업 등장이 10년간 자취를 감췄다. 벤처캐피털 투자는 절반으로, 엔젤 투자는 17분의 1로 줄어들었으며, 창업에서 상장까지의 기간이 7년에서 14년으로 확대됐다.
코스닥 600 돌파로 새로운 모멘텀이 조성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것은 벤처 건전화 정책으로 파괴된 벤처 생태계의 복원이다. 코스닥의 독립, 벤처인증제의 복원, 주식옵션제의 복원, 기술거래소의 복원이 그 출발점이다. 코스닥은 벤처 자금의 선순환 고리이고, 벤처인증은 벤처 정책의 근간이다.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는 과거 벤처에 대한 오해를 걷고, 새로운 시각으로 벤처를 조망하는 데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이민화 한국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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