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FA 광풍시대. 120억 원의 몸값은 정말 현실성이 없는 금액일까.
1명의 자유계약선수(FA)에게 엄청난 몸값을 투자하는 것이 정답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많다. 특히 FA 광풍이라고 불릴 만큼 선수들의 몸값이 기하급수적으로 뛴 시대. 몸값 100억 원 돌파도 시간문제라는 것이 정설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 라이온즈의 외야수 최형우가 최근 ‘FA 120억 원이 목표'라고 밝혀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아직은 시기상조이며 천정부지로 치솟은 FA 몸값에 거품이 많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동시에 일각에서는 섣부른 평가나 전망이 몸값 거품을 부채질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비현실적으로 높은 몸값에 대한 심리적인 낯설음이나 기시감, 혹은 저항감일 뿐 이미 100억 원 돌파는 막을 수 없는 흐름이라는 인식이 야구계에 널리 퍼져 있다.
그런 의미에서 최형우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밝힌 ‘120억 원은 그래서 더욱 상징적인 면이 있다. 담백하고 솔직한 최형우의 평소 성격으로 본다면 자신의 몸값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미리 정했다기 보다는 기대치의 최대 목표 정도를 솔직하게 이야기 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해당 인터뷰서 최형우는 FA 100억 원 시대가 현실이 된 만큼 그 이상의 몸값을 목표로 해보겠다는 내용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렇다면 최형우의 120억 원 발언은 현재 기준에서 얼마나 현실성이 있을까. 통계사이트 ‘KBReport.com에 따르면 지난해 최형우는 타자 중 6위에 해당하는 6.05의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를 기록했다. WAR는 최근 가장 각광 받는 야구 통계 지표 중 하나로 해당 선수가 대체선수에 비해서 팀에 몇 승을 더 안겨줬는지를 나타낸 것으로 객관적 ‘통합지표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최형우가 기록한 WAR 기준, 상위 순위에 있는 선수들은 강정호, 서건창, 박병호(이하 넥센) 에릭 테임즈(NC), 손아섭(롯데)이다. 지난해 나란히 MVP 후보에 올랐던 넥센의 3인은 그야말로 리그를 폭격하는 활약을 했다. 강정호는 수비 부담이 가장 큰 유격수면서 40홈런을 때렸고 서건창은 최다안타 기록을 경신하며 타격왕과 득점왕에도 올랐다. 박병호는 52홈런 124타점을 기록하며 부문 2관왕에 올랐다. 테임즈와 손아섭 역시 마찬가지다. 각종 타격지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으며 수비 기여도도 높았다. 최형우 역시 타이틀 홀더는 아니었지만 각종 타격 지표 상위권에 고르게 이름을 올렸다.
다시 돌아와 객관적인 성적을 언급하면 결국 최형우는 공수에서 외인을 뺀 야수 중 다섯 손가락안에 드는 활약을 했다는 뜻이다. 그리고 해당 선수들이 FA시장에 나오는 것은 그리 흔치 않은 일이다.
실제로 WAR 1위였던 강정호는 미국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계약을 맺었고, 박병호 또한 올 시즌 종료 후 MLB진출을 노리고 있다. 희소성의 측면에서 최형우가 해당 몸값에 대한 목표를 전망한 것은 무리가 없는 셈이다.
꾸준함을 따져본다고 하더라도 그 발언은 무리수가 아니다. 최형우는 커리어에서 통산 1번의 홈런 1위, 타점 1위를 기록했고 타율-홈런-타점-볼넷-2루타-최다안타 2위를 각 1번씩 기록했다. 이외에도 2010년 이후 각종 타자 지표 5위권 내에 계속해서 이름을 올렸을 정도로 꾸준함을 자랑했다. 물론 성적이 폭락했던 2012년과 같은 슬럼프도 있었지만 2008년부터 꾸준히 풀타임에 가까운 경기를 소화한 내구성도 큰 장점이다.
최형우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는 것은 바로 수비력과 주루능력. 특히 상대적으로 수비력의 비중이 떨어지는 좌익수라는 점이 저평가의 이유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최형우의 수비에 대한 재평가도 이뤄지고 있다. 범위가 매우 넓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견실한 수비를 한다는 평가다. 최근 5년 도합 실책이 8개일 정도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전 사례이자 비교대상이 될 최정(SK)이나 강민호(롯데)와 비교했을 때 최형우가 가지고 있는 약점은 더 많은 나이와 강점이 될 수 없는 좌익수라는 포지션의 선수라는 점이다. 리그 최고의 3루수로 꼽히는 최정이나 계약 당시 공수겸장 최고의 포수로 꼽힌 강민호의 포지션 희소성은 단순가치로 환산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시장에 나올 김현수(두산) 등이 새로운 시대를 열 후보로 꼽히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외야수라는 포지션의 한계도 그리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종합하면 객관적인 선수의 가치로 따지면 최형우 정도의 레벨의 선수가 FA 몸값을 경신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우승팀이라는 프리미엄 속에 가려져 오히려 저평가 받은 것이 최형우인 셈이다.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역시 나이다. 최형우가 FA 자격을 얻게 되는 것은 내년 시즌이 끝난 이후로 그 시점에 최형우는 한국 나이로 34세. 계약 첫해는 그보다 한 살이 많다. 그런 최형우에게 과연 100억 원을 훌쩍 넘어 120억 원의 몸값을 제시할 구단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형우가 2년 동안 최근 보여준 활약을 재현해야 한다는 전제도 있다. 그렇지만 지난해 대형 계약을 맺은 선수들 중 30대 중반도 적지 않았다. 특히 투수 역대 2위인 4년 총액 80억원의 잭팟을 터뜨린 윤성환의 올해 한국 나이는 35세가 된다.
결국 많은 것을 따져보면 최형우가 FA시장에 나오는 2016시즌 종료 후, 120억 원의 몸값을 받는 선수가 나올 가능성 또한 충분하다. 결코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one@maekyung.com]
1명의 자유계약선수(FA)에게 엄청난 몸값을 투자하는 것이 정답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많다. 특히 FA 광풍이라고 불릴 만큼 선수들의 몸값이 기하급수적으로 뛴 시대. 몸값 100억 원 돌파도 시간문제라는 것이 정설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 라이온즈의 외야수 최형우가 최근 ‘FA 120억 원이 목표'라고 밝혀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아직은 시기상조이며 천정부지로 치솟은 FA 몸값에 거품이 많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동시에 일각에서는 섣부른 평가나 전망이 몸값 거품을 부채질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비현실적으로 높은 몸값에 대한 심리적인 낯설음이나 기시감, 혹은 저항감일 뿐 이미 100억 원 돌파는 막을 수 없는 흐름이라는 인식이 야구계에 널리 퍼져 있다.
그런 의미에서 최형우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밝힌 ‘120억 원은 그래서 더욱 상징적인 면이 있다. 담백하고 솔직한 최형우의 평소 성격으로 본다면 자신의 몸값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미리 정했다기 보다는 기대치의 최대 목표 정도를 솔직하게 이야기 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해당 인터뷰서 최형우는 FA 100억 원 시대가 현실이 된 만큼 그 이상의 몸값을 목표로 해보겠다는 내용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렇다면 최형우의 120억 원 발언은 현재 기준에서 얼마나 현실성이 있을까. 통계사이트 ‘KBReport.com에 따르면 지난해 최형우는 타자 중 6위에 해당하는 6.05의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를 기록했다. WAR는 최근 가장 각광 받는 야구 통계 지표 중 하나로 해당 선수가 대체선수에 비해서 팀에 몇 승을 더 안겨줬는지를 나타낸 것으로 객관적 ‘통합지표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최형우가 기록한 WAR 기준, 상위 순위에 있는 선수들은 강정호, 서건창, 박병호(이하 넥센) 에릭 테임즈(NC), 손아섭(롯데)이다. 지난해 나란히 MVP 후보에 올랐던 넥센의 3인은 그야말로 리그를 폭격하는 활약을 했다. 강정호는 수비 부담이 가장 큰 유격수면서 40홈런을 때렸고 서건창은 최다안타 기록을 경신하며 타격왕과 득점왕에도 올랐다. 박병호는 52홈런 124타점을 기록하며 부문 2관왕에 올랐다. 테임즈와 손아섭 역시 마찬가지다. 각종 타격지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으며 수비 기여도도 높았다. 최형우 역시 타이틀 홀더는 아니었지만 각종 타격 지표 상위권에 고르게 이름을 올렸다.
다시 돌아와 객관적인 성적을 언급하면 결국 최형우는 공수에서 외인을 뺀 야수 중 다섯 손가락안에 드는 활약을 했다는 뜻이다. 그리고 해당 선수들이 FA시장에 나오는 것은 그리 흔치 않은 일이다.
실제로 WAR 1위였던 강정호는 미국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계약을 맺었고, 박병호 또한 올 시즌 종료 후 MLB진출을 노리고 있다. 희소성의 측면에서 최형우가 해당 몸값에 대한 목표를 전망한 것은 무리가 없는 셈이다.
꾸준함을 따져본다고 하더라도 그 발언은 무리수가 아니다. 최형우는 커리어에서 통산 1번의 홈런 1위, 타점 1위를 기록했고 타율-홈런-타점-볼넷-2루타-최다안타 2위를 각 1번씩 기록했다. 이외에도 2010년 이후 각종 타자 지표 5위권 내에 계속해서 이름을 올렸을 정도로 꾸준함을 자랑했다. 물론 성적이 폭락했던 2012년과 같은 슬럼프도 있었지만 2008년부터 꾸준히 풀타임에 가까운 경기를 소화한 내구성도 큰 장점이다.
최형우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는 것은 바로 수비력과 주루능력. 특히 상대적으로 수비력의 비중이 떨어지는 좌익수라는 점이 저평가의 이유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최형우의 수비에 대한 재평가도 이뤄지고 있다. 범위가 매우 넓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견실한 수비를 한다는 평가다. 최근 5년 도합 실책이 8개일 정도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전 사례이자 비교대상이 될 최정(SK)이나 강민호(롯데)와 비교했을 때 최형우가 가지고 있는 약점은 더 많은 나이와 강점이 될 수 없는 좌익수라는 포지션의 선수라는 점이다. 리그 최고의 3루수로 꼽히는 최정이나 계약 당시 공수겸장 최고의 포수로 꼽힌 강민호의 포지션 희소성은 단순가치로 환산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시장에 나올 김현수(두산) 등이 새로운 시대를 열 후보로 꼽히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외야수라는 포지션의 한계도 그리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종합하면 객관적인 선수의 가치로 따지면 최형우 정도의 레벨의 선수가 FA 몸값을 경신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우승팀이라는 프리미엄 속에 가려져 오히려 저평가 받은 것이 최형우인 셈이다.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역시 나이다. 최형우가 FA 자격을 얻게 되는 것은 내년 시즌이 끝난 이후로 그 시점에 최형우는 한국 나이로 34세. 계약 첫해는 그보다 한 살이 많다. 그런 최형우에게 과연 100억 원을 훌쩍 넘어 120억 원의 몸값을 제시할 구단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형우가 2년 동안 최근 보여준 활약을 재현해야 한다는 전제도 있다. 그렇지만 지난해 대형 계약을 맺은 선수들 중 30대 중반도 적지 않았다. 특히 투수 역대 2위인 4년 총액 80억원의 잭팟을 터뜨린 윤성환의 올해 한국 나이는 35세가 된다.
결국 많은 것을 따져보면 최형우가 FA시장에 나오는 2016시즌 종료 후, 120억 원의 몸값을 받는 선수가 나올 가능성 또한 충분하다. 결코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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