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현대증권, 日오릭스에 팔렸다
입력 2015-01-31 04:03 
일본 아베 정부의 양적 완화 정책으로 풀린 돈이 한국 금융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한국에서 주식을 단순히 사들이거나 저축은행이나 대부 업체처럼 소규모 금융회사를 매입하는 수준을 넘어 증권사나 캐피털사 같은 대형 금융회사도 인수하고 있다. 일본 내에서 초저금리 여파로 자금을 조달하기가 쉬워지면서 넘치는 일본계 자금이 이웃 국가 한국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한 셈이다.
현대증권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과 EY한영이 30일 현대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일본계 금융그룹인 오릭스PE를 선정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대부 업체나 저축은행 정도를 노렸던 일본계 자금이 증권사 인수를 통해 본격적인 한국 자본시장 진출 의지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오릭스PE는 이날 주당 1만2000원, 총 1조463억원을 제시해 인수에 성공했다. 이는 현대증권 장부가(주당 1만1500원)보다 4.2% 높은 수준이다. 경쟁자인 파인스트리트보다 수백억원 높은가격이다. 이에 앞서 오릭스는 KT렌탈 인수도 동시에 시도했을 정도로 한국 금융계에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현재 일본계 금융그룹인 제이트러스트와 오릭스그룹, SBI그룹 등이 한국에 직접 투자하거나 지분 인수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한 국내 회사는 총 10곳에 달한다.
지난해 3월 기준으로 자산 3조1078억원을 가진 제이트러스트는 현재 저축은행 2곳(친애저축은행·SC저축은행), 대부 업체 4곳(네오라인크레디트대부·KJI금융대부·하이캐피탈대부)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본입찰을 앞두고 있는 아주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 인수 여부도 올 상반기께 결론날 예정이다. 자산 6조원이 넘는 아주캐피탈을 인수하면 제이트러스트는 총자산 규모 9조원대 대형 금융사로 성장하게 된다.
국내 인수·합병 전문가는 국내 금융회사가 매물로 나오면 입찰 전부터 일본 금융사들이 뛰어든다는 소문이 나돈다”며 그만큼 일본 금융사들이 국내에서 ‘큰손으로 자리 잡은 것”이라고 전했다.
[강봉진 기자 /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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