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크림빵 뺑소니 자수, 아내 설득으로 경찰 찾아…피해자 아버지 "위로해주러 왔다”
입력 2015-01-30 09:34  | 수정 2015-01-31 09:38

'크림빵 뺑소니 자수'
일명 '크림빵 뺑소니' 사건의 피의자 허 모씨가 경찰에 자수했다.
지난 29일 청주 흥덕경찰서는 "이날 오후 11시 8분께 허 씨가 부인과 함께 경찰서 후문을 통해 강력계 사무실을 찾아와 자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허 씨의 혐의를 일부 확인한 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이에 따라 허 씨의 신분은 용의자에서 피의자로 전환됐다.
허 씨는 지난 10일 오전 1시 29분께 청주시 흥덕구의 한 도로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자신의 윈스톰 차량을 몰다가 강모 씨를 치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용의차량으로 회색 윈스톰을 특정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고 경찰 수사망이 좁혀지자 허 씨의 아내는 이날 오후 7시께 "남편을 설득 중인데 경찰이 와서 도와달라”고 신고했다. 이에 크림빵 뺑소니사건 전담수사본부는 허 씨를 붙잡기 위해 경찰을 급파했으나 그가 자취를 감춰 검거하지 못했다.
경찰이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하며 보낸 문자에도 응답하지 않았던 허 씨는 사전 연락 없이 밤 11시께 경찰서에 직접 찾아왔다.
자수 당시 그는 작업복 차림이었으며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로 사실상 범행을 시인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앞서 지난 10일 강 씨는 임신 7개월이 된 아내의 임용고시 응시를 돕기 위해 화물차 기사 일을 하다가 아내를 위해 크림빵을 사들고 귀가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강 씨가 사고가 발생하기 10분 전 아내와의 전화 통화에서 "좋아하는 케이크 대신 크림빵을 사서 미안하다”며 "태어나는 아이에게 훌륭한 부모가 되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일명 '크림빵 뺑소니' 사건으로 알려지게 됐다.
크림빵 뺑소니 용의자 자수 소식에 피해자 강모 씨 아버지 강태호 씨는 자신의 아들을 사망케 한 피의자를 향해 "가족이 너무나 고마워했다”고 말하며 원망하는 모습 대신 용서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 씨는 다수의 매체를 통해 "잡히지 않고 자수를 했다니 엄청 고맙더라. 그분도 부인과 애들이 있을 거라 어른들이 계실 거니까 그분들이 얼마나 상심이 크겠냐”며 "죽은 사람 편할지 몰라도 산사람은 고통스러울 것 같아 위로 좀 해주러 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허 씨를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한 뒤 이르면 30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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