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을 실시한다.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의 실적 악화 여파가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 경영진은 전날 노조와의 면담에서 구조조정안을 전달했다. 구조조정안에는 권고사직을 포함한 임직원 250명의 희망퇴직, 20개 영업지점 통폐합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위로금은 1년치 급여를 지급한다.
하이투자증권의 임직원은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967명, 국내지점은 49곳이다. 이번 구조조정으로 임직원의 25%, 국내 지점의 41%가 정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측은 노조와의 면담에서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의 위기와 증권사 신용등급 하락 우려, 리테일 영업의 적자 등이 구조조정의 배경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분기까지 3조2000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올해 과장급 이상 직원 15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섰다.
또한 자본시장 침체로 지난해부터 증권업계에 불어닥친 칼바람이 하이투자증권에게도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유안타증권과 삼성증권은 지난해 각각 740여명과 470여명의 인력을 줄었다. 대신증권은 407명, HMC투자증권은 212명의 인력 감축을 단행한 바 있다.
하이투자증권 노조 측은 사측의 결정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노동자들을 벼랑끝으로 내모는 지점 통폐합과 희망퇴직 강행에 맞서 일터를 지켜내겠다”며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통원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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