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담뱃값 올렸더니 청소년 담배셔틀 늘어
입력 2015-01-29 12:12 

담배값 인상으로 흡연 청소년들이 비싼 담배를 구하기 위해 절도를 하는 등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 담뱃값 인상이 성인은 물론 청소년들의 흡연율도 낮출 것이란 당초 정부 기대와 달리 일각에서 우려했던 부작용들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경남 마산동부경찰서는 마트에 몰래 들어가 담배 100갑을 훔친 혐의로 김모(16)군을 붙잡아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김군은 지난 7일 오전 11시40분께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동네마트에 주인이 없는 틈을 타 몰래 들어가 9만원치 상당의 담배 20갑을 가져 나오는 등 총 두차례에 걸쳐 45만원치 담배 100갑을 훔친 혐의다. 김군은 "담배값이 올라 훔치게 됐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새해들어 담배값이 큰 폭으로 인상되면서 용돈으로는 구입하기가 버거워지자 직접 마트에서 훔친 것이다. 일부 청소년들은 담배값 인상 이후에 후배나 친구들에게 폭력을 행사해 돈을 뜯어내거나 일종의'담배셔틀'을 시키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금은 방학이다보니 학교에서 청소년들에 대한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거나 관리감독도 어려운 실정이다.
여기에 금연보조제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전자담배까지 청소년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돼 또다른 부작용을 낳고 있다. 전자담배는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청소년에게 판매가 금지돼 있으나 현실적으로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다.

김모(16·고1)군은 "흡연하는 친구들 중 상당수가 전자담배를 선호한다. 냄새도 나지 않고 연기가 금방 사라져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필 수 있기 때문이다”며 "담배값 인상이후 부모님에게 졸라서 산 친구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친구들 중 일부는 직접 담배를 사기위해 후배나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 갚지않거나 빼앗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청소년들의 절도 등은 예전에도 있어왔으나 담배값 인상 이후에 빈도가 높게 발생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문제는 술취한 흡연성인을 대상으로 퍽치기나 담배 강도 등 신종범죄가 양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만큼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질병관리본부와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남자고등학생 흡연율은 20%, 여고생은 5.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원 = 최승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