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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걸그룹 여자친구 “섹시 혹은 청순? 우린 건강”
입력 2015-01-29 12:00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데뷔 전, 프로필 사진 몇 장으로 기대를 모은 6인조 걸그룹이 있다. 이름도 친근한 '여자친구'다. 외모가 전부는 아니지만 일단 남성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 충분했다. 아니나다를까 이들이 '유리구슬'이란 곡을 최근 발표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데뷔 1주일 만에 주요 음악 방송 차트 톱10에 올랐다. 지난 20일 생방송된 SBS MTV ‘더 쇼에서 3위까지 치솟았다. 22일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는 6위, 25일 SBS '인기가요'에서는 9위에 이름을 올리며 가요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방송 무대에 서자 폭발력은 배가됐다. '유리구슬'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수는 100만 건을 넘었고, 해외 팬들의 커버 영상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영국 로이터 통신 등 외신도 주목하고 있다. 아직 단 한번의 해외 프로모션이 없는 상황에서 이뤄낸 성과다. 의외로 여자 팬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지난 28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난 여자친구 멤버들은 "이제 데뷔 13일차다. 실감 나지 않는다. 성적에 들뜨지 않고, 여러분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욱 더 노력하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여자친구의 평균 연령은 18.1세. 낭랑 18세다. 땅바닥에 굴러가는 낙엽만 봐도 깔깔 웃어댈 때다. 소녀시대 초창기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는 음악 팬들의 평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들만의 풋풋한 매력이 분명 있다. '유리구슬'처럼 연약해보여도 결코 깨지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세상을 밝게 비추겠다는 소녀들의 포부가 피식 웃음이 나올 정도로 해맑다.
은하(19)는 팀에서 '동그라미'를 맡고 있다고 소개했다. 볼살이 많아서다. 얼핏 보면 배우 심은하와 한혜진을 섞어놓은듯 닮았다. 신비(18)는 보기에 참하고 조신해보이는데, 하는 행동은 아빠 같다고 한다. 털털하다는 이야기다.
맏언니 소원(21)은 황금 비율 몸매를 자랑한다. 한림예고 모델과 출신. 마음 씀씀이가 팀 리더답다. 예린(20)은 팀에서 '홍삼' 같은 존재다. 활력소이자 힘이다. 그는 "사람들에게 행복과 건강한 웃음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유주(19)는 메인 보컬. 예쁜 외모까지 갖췄으니 별다른 설명이 따로 필요 없다. 넉넉할 '유'에 뿌리 '주'자를 쓴다. 이름처럼 팀에서도 뿌리같은 존재다. 엄지(18)는 '엄지공주'처럼 귀엽기도 하지만 '최고'를 상징하는 엄지손가락을 떠올리게할 만큼 밝고 재능이 많다.
리더 소원을 빼고는 모두 고등학생이다. 소원을 제외한 5명이 모두 서울공연예술고에 재학 중. 연습생 시절 합숙소에서 교복을 입고 나란히 등교를 하면 '어디 학생이느냐'고 말을 걸지 않는 어른들이 없었다. 벌써 '만인의 여자친구' 징조가 엿보였다.

"아니요. 그냥 교복이 예뻐서 물어본 것 같아요. 실제로는 여자 분들이 우릴 더 많이 좋아해주시는 걸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방송 무대 때 와주시는 분들 보면 거의 다 여자예요. 우리 팀명도 이성으로서의 여자친구가 아니라, '여자 사람 친구'로 이해해주시면 좋겠어요. 친구처럼, 늘 옆에서 함께 좋은 음악을 하겠다는 여자사람들입니다."
믿기지 않는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이 있지 않나. 소속사 관계자도 예상치 못한 결과라고 했다. 사실 이들에 관한 인터넷 기사에는 악성댓글도 적지 않다. 따끔한 지적도 있으나, 질투와 시기가 깃든 내용이 다수다.
"서운하거나 속상하진 않아요. 보시는 분들의 반응이야 다 다를 수 있죠. 처음엔 완전 '무플(댓글이 없는 상태)'이었는데, 좀 지나니까 댓글 100개 중 100개가 다 악플이더라고요. 그런데 조금씩 지날수록 100개 중 20개는 호의적인 글로 변했어요. 기분 좋은 오해도 있고요. 일례로 첫 무대 당시 너무 긴장했던 탓에 라이브가 살짝 불안했었거든요. 이후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데 '이제는 AR(audio recording) 깔았네'라고 하시더라고요. 똑같은 MR(music recording)인데. 그만큼 나아졌다는 거죠. 큰 힘이 되더라고요. 나중에는 그분들 모두 우리 팬으로 만들고 싶어요."
가창력도 중요시해 준비한 그룹인 터라 자신 있다. 문제의 가장 억울했던 댓글은 '성형 그룹'이란 주장이었다. 소위 '다 똑같은 병원에서 했다'는 것이다. 여자친구 멤버들은 "단 한 곳도 시술받은 곳조차 없다"며 "화장을 안하다가 하니까 피부 트러블이 생겨서 그 정도 관리는 받았다. 프로필 사진 속 헤어스타일과 의상이 비슷하다 보니 잘 구분이 되지 않은 듯 하다. 우리 무대를 보시면 점점 개개인의 매력을 알아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모든 아이돌그룹이 '차별화'를 외친다. 콘셉트는 결국 '섹시' 아니면' 청순'인 현실이다. 도대체 여자친구의 '차별화'는 무엇일까. 여자친구는 "콘셉트의 한계는 분명히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우리 나이 때 표현할 수 있는 건강하고 풋풋한 순수미를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섹시든 청순이든, 다른 분들은 굉장히 화려하시잖아요. 우리 무대 의상은 그냥 운동복이나 생활복이예요. 메이크업도 가장 기본만 하고요. '건강'이죠 건강. '살랑살랑' 대는 것이 아닌, 발차기 하고 뛰어다니는 '체육소녀'라고나 할까요?(웃음)"
일각에서는 그들의 이러한 '순수한 건강미'를 변태적으로 바라보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생각하기에 따라 기가 막힐 노릇이나, 여자친구의 의상 콘셉트를 두고 일종의 '타부(Taboo)', 즉 남성들의 금기된 욕망을 자극하는 마케팅 전략 아니냐는 비판이다.
여자친구 리더 소원은 "우리의 장점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는 부분인데, 어찌 생각하면 또 그렇게 느끼시는 분도 있겠다"며 다소 씁쓸해 했다.
하지만 나머지 멤버들은 눈이 휘둥그래졌다. '무슨 말인가' 싶은 모양이다. '순백의 막내' 엄지는 그 와중에 앨범 재킷 속 사진을 들여다 보며 "아우! 이 다리 예쁜 것들 좀 보라"며 스스로 감탄했다. 각자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는 각각 순정만화에나 나올 법한 캐릭터를 꼽으며 즐거운 상상을 폈다. 이들은 정말, 아직 어리고 순수한 '여자친구'다.
여자친구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현재 활동 중인 최장수 아이돌 그룹 신화처럼 되고 싶다는 여자친구는 10년이 지나도 평균연령 28세다. 신화 데뷔년도(1998)에 태어난 멤버가 있다. 일각에서는 여자친구를 보고 소녀시대 데뷔 초창기를 떠올리기도 하나, 이들이 초등학교 재학 시절 데뷔한 '워너비' 걸그룹이 소녀시대와 원더걸스다.
"우리 여차친구는요. 20년이 지나 만약 결혼도 하고 아이가 있어도, 한 명 빠짐 없이 함께 활동하는 그룹으로 남을 거예요. 아! 물론 당장 올해 신인상부터 받고 싶죠. 그리고 팬분들과 여행 가서 특별한 시간도 보내고 싶네요. 꼭 그런 날이 올 수 있겠죠?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웃음)"
fact@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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