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월 23일(14:3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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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검투사로 불리는 황영기 신임 금융투자협회장에 대해 증권·자산운용업계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당초 경쟁자들에 비해 업계 경력이 짧고 금융당국과 소송을 했던 일들로 당국과 마찰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보다는 넓은 네트워크를 이용해 업계 발전에 이바지 할 것이라는 말들이 많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도 나온다. 모 자산운용사 임원은 업계가 어려울 때는 행사에 나가 박수만 치는 회장 보다는 경제·정치계에 가서 업계 이익을 위해 싸워줄 수 있는 인물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런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황 회장이 당선될 수 있었다는 말이다. 또 선거전 업계를 3번정도씩은 돌아다닐 정도로 황회장의 저돌적인 면이 업계 인사들에게 믿음을 심어줄 수 있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그동안 업계는 금융투자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규제가 줄어야 한다고 주장을 계속해 왔다. 하지만 정부가 코스피200 선물과 옵션 상품에 양도소득세를 과세키로 하고,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계류중인 상황 등 현실은 반대로 가는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업계를 대표하는 금투협이 그동안 미진한 모습을 보였다는 말도 많았다. 모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을 설득하는 업계 대표들을 본 적이 없다. 정부 혼자 뛴다고 될일이 아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때문에 금융계는 물론 정관계에도 넓은 인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황회장의 향후 향보에 업계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황영기 신임 회장은 삼성투자신탁운용 사장, 삼성증권 사장, 우리은행장, 우리금융지주 회장, KB금융지주 회장 등을 거쳤다. 2007년에는 한나라당 경제살리기특위 부위원장으로 이명박 후보의 대선캠프에도 몸담었고 이후에도 정치권 인사들과 접촉을 계속해 온 것으로 보인다. 황 회장도 금투협 선거 기간 동안에 본인의 폭넓은 네트워크를 강조하고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금융당국과의 마찰을 빚었던 과거 전력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2009년9월 황영기 당시 KB금융그룹 회장에 대해 우리은행장 재직시절 파생상품 투자손실에 책임이 있다는 이유로 제재심의위원회를 통해 직무정지 중징계를 결정한 바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원안대로 수용해 3개월 직무정지를 내렸다. 황 회장은 징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3년간의 공방끝에 승소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겉으로는 황회장의 복귀에 대해 무덤덤한 모습이지만 내심 떨떠름한 심정일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온다. 하지만 업계 발전을 위해 황회장이 금융당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노력을 기울이지 않겠느냐는 전망들도 있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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