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글로벌 큰손 아폴로·파인스트리트 연합군, 현대證인수 놓고 오릭스와 각축
입력 2015-01-26 17:38  | 수정 2015-01-27 06:11
현대그룹 구조조정 작업 일환으로 진행되는 현대증권 매각 본입찰에 국내 사모펀드 파인스트리트와 일본계 금융그룹 오릭스가 참여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파인스트리트와 오릭스가 박빙 승부를 벌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은 이달 안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3월 초 매각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26일 금융권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산업은행이 현대증권 매각 본입찰을 마감한 결과 파인스트리트와 오릭스가 입찰에 참여했다. 이번 매각 대상 지분은 현대상선 보유 지분 22.43%와 동반매각권(태그얼롱)을 지닌 2대 주주 자베즈파트너스 지분 9.54% 등을 포함해 최대 36%가량이다. 이 중 현대상선 보유분에 대한 장부가는 주당 1만1500원, 총 6100억원 수준이다. 본입찰에 참여한 두 업체 모두 현대증권 장부가(주당 1만1500원)를 조금 웃도는 금액을 적어 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제시한 가격 외에 자금조달 능력, 인수자에 재무적으로 유리한지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인스트리트와 오릭스는 박빙 접전을 벌일 전망이다.
파인스트리트가 자금력에서 불리할 것이라는 세간의 인식과 달리 세계 5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아폴로매니지먼트를 핵심 투자자로 유치했기 때문이다. 아폴로는 칼라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블랙스톤, TPG 등과 함께 세계 5대 사모펀드로 꼽히는 회사다. 아폴로는 1990년 설립됐으며 지난해 1분기 말 기준 자산 1580억달러(약 162조원)를 운용 중이며, 이 중 투자한 기업 총자산 규모는 480억달러(약 49조원)에 달하는 대형 PEF다. 아울러 파인스트리트는 교직원공제회에서 추가 투자를 유치해 ‘실탄이 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말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 이어 증권사 인수 재도전에 나선 파인스트리트는 조건호 회장이 ‘한국형 리딩 IB의 꿈을 이루겠다는 의지다. 조 회장은 리먼브러더스 부회장과 글로벌 헤지펀드 밀레니엄파트너스 아시아 회장을 지냈다.
조 회장은 글로벌 금융회사 경험을 통해 누구보다 증권사 운영을 잘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오릭스도 자금력에서 만만찮은 상대다. 90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가진 일본 오릭스 본사 자금이 주요 자금인 데다 한국증권금융과 농협 등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에서 투자를 약속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현대증권 2대 주주인 자베즈파트너스와 공동 운용사(GP)를 구성하기로 하고 현대그룹 지분 일부를 현물로 출자하는 방식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릭스는 구조조정 전문 IB인 미국 훌리안로키(2006년)와 네덜란드 로베코자산운용사(2013년)를 인수해 27개국에서 다양한 금융사업을 벌이고 있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본입찰을 미룬 바 있다. 산업은행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경쟁당국 기업결합심사 등을 거쳐 이르면 3월 초 매각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정석우 기자 /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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