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기조로 수익형 부동산의 꽃인 상가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작년 청약 훈풍이 불었던 서울 마곡지구와 위례·동탄2신도시 등 신도시·택지지구에서 상가 분양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미 상권이 형성된 강북 대학가, 홍대, 이태원 등의 기존 상가도 인기가 상한가다. 가장 큰 차이점은 상가가 투자자 눈에 보이느냐다. 신도시는 새 상가지만 주변이 허허벌판이어서 상권이 형성되려면 최소 5년 정도 기다려야 한다. 반면 강북은 상가가 다소 낡았지만 상권이 이미 갖춰져 있어 수익성 검증이 수월하다.
강북 골목길 상가 ‘르네상스
3년 전 강북 소재 K대학교 앞 지하 1층~지상 3층 대지 264㎡(80평) 상가를 23억5000만원에 매입한 H씨는 월세로 1300만원을 받는다. 임대수익률이 6.6%에 달해 매우 흡족하다. H씨처럼 강북 상가로 눈길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이태원동 경리단길 등 강북 이면 상권(골목상권)이 20·30대 청년층은 물론 외국인들이 선호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압구정동 청담동 신사동 등 강남 대로변 상가가 점포 대형화와 대기업 진입 등으로 매매가·임대료 등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강북보다 임대수익률이 낮아진 것도 한몫했다.
강남 상가 임대료는 3년간 급격히 상승했다. 부동산정보 분석기관 에프알인베스트먼트에 의하면 강남 상가 중 최근 가장 주목받는 신사동 가로수길만 봐도 1층 전용면적 99㎡ 상가 평균 임대료가 2011년 828만원에서 2012년 1559만원, 2013년 2743만원, 지난해 말 3671만원까지 치솟았다. 청담동 명품거리 상가 임대료도 지속적으로 상승해 최근 1층 전용면적 99㎡ 상가 임대료가 평균 860만원 선으로 파악됐다. 비슷한 면적의 경리단길 상가는 500만~800만원 선이다. 강남 상가 임대료가 비싸지면서 문화 예술인들과 소상공인 등이 서교동 카페거리, 용산동 해방촌길, 이태원동 경리단길, 이태원동 장진우거리, 한남동 독서당길 등 강북 이면 상가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들이 독특한 콘셉트로 가게를 단장하면서 이면 상가가 주목받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블로그 등을 통해 골목에 숨겨진 가게나 거리가 맛집, 데이트 코스로 소개되면서 이면 상가 발달이 촉진됐다. 독특한 인테리어는 물론 일주일에 두세 번 공연이 열리는 등 다양한 콘셉트 식당이 즐비한 장진우거리는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광진구 중곡동 소재 5층짜리 이면 상가를 2년 전 19억원에 구입해 임대수익을 월1000만원씩 올리는 투자자가 있다”며 건물 시세가 최근 25억원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북 이면 상가 투자가 임대수익률 측면에서는 강남 상가 투자보다 유망하다고 전망한다. 다만 자본수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강남 상가는 임대수익률이 강북 이색 상권보다 낮지만 대체로 3~4년이 지나면 매매가가 상승하는 반면 강북지역 상가는 매매가 상승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제2판교 우려 신도시 상가
올 들어 서울 마곡, 위례·동탄2, 세종시 등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신도시·택지지구 상가 분양이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분양가가 비싸지는 추세인 데다 택지지구가 계획대로 개발될지 불확실한 만큼 수익성을 검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위례는 지난해 말 상업용지의 상당수가 토지사용 승낙을 받으면서 상가 분양전의 막이 올랐다. 이달에만 7~8개 상가 1400여 개 점포가 주인을 찾는다.
문제는 높은 분양가다. 약국이 들어올 예정인 B상가의 1층 점포 공급면적 86㎡ 분양가는 17억7700만원으로 책정됐다. 보증금 1억원에 월세 500만원 이상 받아야 연수익률 3.5%가 나온다.
마곡지구와 동탄2, 세종시도 상황이 비슷하다. 마곡지구 상가는 지난해 3.3㎡당 평균 분양가가 4286만원(부동산114 집계)에 달한다. 세종시도 정부기관 이전이 시작된 2012년 말~2013년만 해도 1층 상가가 2200만~2900만원 선에 분양됐지만 최근에는 서울 강남 수준인 3200만~4000만원까지 뛰었다. 첫마을 인근 공인 관계자는 상주 인구가 예상보다 적다 보니 수개월째 임대 문의가 붙은 점포가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2000년대 중·후반 판교 상가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염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판교는 ‘장밋빛 기대심리만으로 고분양가로 분양된 점포들이 대거 공실로 전락해 ‘유령 상가라는 오명이 붙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수익률, 교통 여건, 임대료, 배후 수요, 고객 동선 등을 꼼꼼히 따져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희윤 일본 모리빌딩도시기획 서울지사장은 일본 등 선진국은 상가 건물이 다 지어지고 임차인 구성이 어느 정도 정해지면 분양에 나선다”며 각 상가의 장단점과 변수를 꼼꼼히 비교한 뒤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수현 기자 / 임영신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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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상권이 형성된 강북 대학가, 홍대, 이태원 등의 기존 상가도 인기가 상한가다. 가장 큰 차이점은 상가가 투자자 눈에 보이느냐다. 신도시는 새 상가지만 주변이 허허벌판이어서 상권이 형성되려면 최소 5년 정도 기다려야 한다. 반면 강북은 상가가 다소 낡았지만 상권이 이미 갖춰져 있어 수익성 검증이 수월하다.
강북 골목길 상가 ‘르네상스
3년 전 강북 소재 K대학교 앞 지하 1층~지상 3층 대지 264㎡(80평) 상가를 23억5000만원에 매입한 H씨는 월세로 1300만원을 받는다. 임대수익률이 6.6%에 달해 매우 흡족하다. H씨처럼 강북 상가로 눈길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이태원동 경리단길 등 강북 이면 상권(골목상권)이 20·30대 청년층은 물론 외국인들이 선호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압구정동 청담동 신사동 등 강남 대로변 상가가 점포 대형화와 대기업 진입 등으로 매매가·임대료 등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강북보다 임대수익률이 낮아진 것도 한몫했다.
강남 상가 임대료는 3년간 급격히 상승했다. 부동산정보 분석기관 에프알인베스트먼트에 의하면 강남 상가 중 최근 가장 주목받는 신사동 가로수길만 봐도 1층 전용면적 99㎡ 상가 평균 임대료가 2011년 828만원에서 2012년 1559만원, 2013년 2743만원, 지난해 말 3671만원까지 치솟았다. 청담동 명품거리 상가 임대료도 지속적으로 상승해 최근 1층 전용면적 99㎡ 상가 임대료가 평균 860만원 선으로 파악됐다. 비슷한 면적의 경리단길 상가는 500만~800만원 선이다. 강남 상가 임대료가 비싸지면서 문화 예술인들과 소상공인 등이 서교동 카페거리, 용산동 해방촌길, 이태원동 경리단길, 이태원동 장진우거리, 한남동 독서당길 등 강북 이면 상가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들이 독특한 콘셉트로 가게를 단장하면서 이면 상가가 주목받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북 이면 상가 투자가 임대수익률 측면에서는 강남 상가 투자보다 유망하다고 전망한다. 다만 자본수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강남 상가는 임대수익률이 강북 이색 상권보다 낮지만 대체로 3~4년이 지나면 매매가가 상승하는 반면 강북지역 상가는 매매가 상승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제2판교 우려 신도시 상가
상가 홍보관으로 바뀐 위례신도시 견본주택촌. [이승윤 기자]
25일 낮 서울지하철 8호선 복정역 1번 출구 앞은 위례신도시 견본주택이 밀집해 있어 지난해 말까지 ‘견본주택촌(村)으로 불렸지만 어느 새 상가 홍보관으로 바뀌었다. 인근 A상가 분양 관계자는 3.3㎡당 5000만원인 1층 상가가 팔리면서 건설사와 시행사가 상가 분양에 뛰어들고 있다”며 아파트 인기까지 더해져 뭉칫돈이 몰리지만 위례중앙역(가칭)과 트램 등이 상가 준공 시점에 개통될지 불투명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거품이 낀 것 같다”고 말했다.올 들어 서울 마곡, 위례·동탄2, 세종시 등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신도시·택지지구 상가 분양이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분양가가 비싸지는 추세인 데다 택지지구가 계획대로 개발될지 불확실한 만큼 수익성을 검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위례는 지난해 말 상업용지의 상당수가 토지사용 승낙을 받으면서 상가 분양전의 막이 올랐다. 이달에만 7~8개 상가 1400여 개 점포가 주인을 찾는다.
문제는 높은 분양가다. 약국이 들어올 예정인 B상가의 1층 점포 공급면적 86㎡ 분양가는 17억7700만원으로 책정됐다. 보증금 1억원에 월세 500만원 이상 받아야 연수익률 3.5%가 나온다.
이 때문에 2000년대 중·후반 판교 상가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염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판교는 ‘장밋빛 기대심리만으로 고분양가로 분양된 점포들이 대거 공실로 전락해 ‘유령 상가라는 오명이 붙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수익률, 교통 여건, 임대료, 배후 수요, 고객 동선 등을 꼼꼼히 따져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희윤 일본 모리빌딩도시기획 서울지사장은 일본 등 선진국은 상가 건물이 다 지어지고 임차인 구성이 어느 정도 정해지면 분양에 나선다”며 각 상가의 장단점과 변수를 꼼꼼히 비교한 뒤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수현 기자 / 임영신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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