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韓 기업가정신 수준 불가리아와 동급… 라트비아에도 뒤져
입력 2015-01-25 16:02 

우리나라 기업가정신의 수준이 120개국 중 32위로 대만이나 아랍에미리트(UAE), 콜롬비아보다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5일 '우리나라 기업가정신의 평가와 창조경제의 미래' 보고서에서 최근 발표된 2014년 글로벌기업가정신지수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글로벌 기업가정신지수는 4개국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세계기업가정신발전기구가 매년 120여 개국을 대상으로 혁신과 창업을 위한 사회경제 환경과 제도적 수준 등을 평가해 내놓는 지수다.
이 평가에서 한국의 기업가정신 순위는 120개국 중 32위로 상위 27% 수준에 위치했지만, 한국의 기업가정신은 경제규모에 비해 많이 뒤처지고 정체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국가를 8개 등급으로 구분한 결과 한국은 불가리아, 루마니아, 터키, 말레이시아 등과 함께 3등급에 속했다. 우리보다 상위에 랭크된 라트비아의 경제규모는 95위, 콜롬비아는 31위다.
한국은 기업가정신을 측정하는 세부지표 15개 가운데 △시장 규모 △도시화에 따른 창업 가능성 △기존 기업들의 지배력 강화에 따른 시장 고착화 정도 △기업가에 대한 인식 및 친근감 수준 △기술력과 경제자유도만으로 창업할 수 있는 기회 △기업의 내수 탈피 수준 측면에서 특히 취약했다.

이 지표를 미국, 영국, 이스라엘, 독일 등 대표적인 혁신국가들과 비교하면 '혁신을 통한 시장지배력·경쟁 환경 구축 지표'에서 한국은 0.23점(1.0 만점)으로 이들 국가의 평균치인 0.825점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시장규모와 도시화에 따른 창업 가능성 지표는 0.26점으로 4개국 평균 0.725점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기업가에 대한 사회문화적 인식도와 혁신형 기업의 창업기회도 4개국 평균은 각각 0.750점, 0.708점인데 반해 한국은 0.520점, 0.560점으로 차이가 컸다.
윤상호 한경연 연구위원은 "기업가정신은 혁신적인 경제활동을 촉진하고 시장기능을 활성화하는 원동력”이라며 "진입규제, 보이지 않는 규제 등에 대한 개혁과 반기업 정서 개선 등으로 기업가정신을 고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은 생계형 창업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기술과 제품, 서비스의 특화를 통해 시장 확대를 추구하는 혁신형 창업으로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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