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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리뷰] ‘내심쏴’…그 무엇도 ‘청춘의 꿈’ 막을 순 없다
입력 2015-01-23 12:54 
청춘의 꿈을 가로막는 거친 세상을 단번에 KO 시켜버리는 ‘소화제 같은 작품.


[MBN스타 여수정 기자] 그 아무도 이들을 막지 못한다. 수리정신병원 501호에는 사고뭉치 두 녀석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자유를 갈망하는 시한폭탄 승민(이민기 분)과 그저 조용히 살고 싶은 유령같은 수명(여진구 분)이 바로 그들이다. 달라도 너무 다른 두 녀석은 수리정신병원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의 원인제공자로 끊임없이 사고를 친다.

함께 혼나고 일탈을 경험할수록 승민과 수명의 우정은 날로 깊어진다. 티격태격했던 두 녀석은 알콩달콩으로 깊은 우정을 나눈다. 나눈 우정이 많아진 만큼 두 녀석은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받으며 성장해나간다.

자신의 인생에서 철저하게 외면 받던 수명은 자유와 목적을 위해 포기하지 않는 승민을 보고 변화되며, 점점 인생의 주인공으로 존재감을 넓힌다. 두 녀석의 우정은 단순한 우정이 아닌 각자 진정한 자아를 찾을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준다. 거기에 진한 사나이들의 의리까지 더해져 재미있으면서 묘하게 뭉클하다.

영화 ‘내 심장을 쏴라(이하 ‘내심쏴)는 김유정 작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수리희망병원이란 정신병원에서 만난 25살 동갑내기 두 청춘이 인생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에 앞서 동명소설이 청춘들을 위한 헌사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기에 영화화 된다는 사실은 독자와 관객의 호기심을 유발시켰다.

이민기와 여진구가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는 소식은 원작과의 싱크로율을 높이기에 충분했고, 두 남자의 케미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졌다. 이는 두 배우의 나이 차가 12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이민기와 여진구는 훈훈한 비주얼과 더 훈훈한 감정과 호흡으로 나이 차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스크린에서 천진난만하게 웃는 두 사람의 모습이 새삼 닮게도 보인다.

주인공 못지않게 수리정신병원에 입원해있는 다양한 사연을 지닌 환자들도 중요하다. 저마다의 사연을 강조하고 있지만 먼 이웃의 이야기가 아닌 관객들 자신의 이야기와 상황을 대변해주는 듯해 격하게 공감된다. 단지 외형만 정신병원에 입원한 환자일 뿐 속은 치열하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자화상이다. 때문에 그저 웃어넘길 수만은 없지만 말 못할 아픔을 대신 치료해주고 속에 뭉친 응어리를 소화시켜주는 듯해 통쾌하기도 하다.

무엇보다 보자마자 뻥 뚫리는 장면의 연속이 시원시원하다. 보트를 타고 물살을 가르는 승민과 수명의 도주(?)는 보자마자 이들의 일탈에 동참하게끔 돕는다. 꿈과 자유를 위해 하늘을 나는 승민의 모습 역시 막힌 가슴이 뻥 뚫린다.

거기에 이제 빼앗기지 마. 네 시간은 네 거야”라는 대사는 주인공이 아닌 관객에게 또는 청춘들에게 위로하는 듯해 이보다 더 착하고 친절한 영화는 없다. 오는 28일 개봉.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 사진=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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