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실종된 김군, 납치·강요없이 스스로 시리아 접경으로 이동
입력 2015-01-21 16:20 

터키의 킬리스에서 실종된 김 모군(18)이 수백 차례 인터넷 검색을 통해 IS(이슬람 국가)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관계자와 접촉한 정황이 추가로 확인됐다.
김군이 터키 현지 호텔을 떠난 날 오후 본인 휴대전화로 터키 휴대전화 번호와 통화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김군이 납치·강요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시리아 접경지역으로 이동했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21일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기자 브리핑을 열어 '터키 실종 한국인 10대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실종 또는 납치 관련성이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김군이 IS에 가담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김군이 IS에 많은 관심을 표명한 다수 자료가 확인됐으나 실제 가담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군이 트위터를 통해 IS 가입 등에 대해 문의한 내용 외에 페이스북을 통해 나눈 대화를 새롭게 공개했다. 김군이 8일 출국해 터키에 도착한 후 지난 9~10일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두 차례 현지 휴대전화번호 '15689053********'로 통화한 사실도 새로 확인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군은 지난해 3월 페이스북을 통해 'Join Islamic state'에 영어로 "IS에 가입하고 싶다. 도와줄 수 있나?”라는 글을 남겼다. 지난 7일 터키로 떠나기 하루 전에는 "이 나라와 가족을 떠나고 싶다. 단지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경찰은 이같은 내용을 고려할 때 김군이 시리아 접경지까지 자발적으로 이동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군은 8일 출국해 터키에 도착한 뒤 9·10일 각 한 차례씩 한국서 가져간 스마트폰을 이용해 터키 현지 전화번호와 통화했다. 특히 10일 두 번째 전화통화는 김군이 오전 8시 30분께 신원 미상 남자와 시리아 번호판을 단 택시를 타고 킬리스 메르투르 호텔을 떠난 후인 오후 1시47분에 이뤄져 김군 행적을 밝힐 실마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김군은 킬리스 동쪽 약 25분 거리에 위치한 베리시에 마을 시리아 난민촌에 내렸다.
경찰은 김군이 9일 첫 통화로 신원 미상 남자와 다음날 오전 만날 것을 약속한 뒤 10일 함께 시리아 난민촌으로 이동해 터키 전화번호 상의 인물에게 지시를 받고 이동한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김군 휴대전화로 연락할 경우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나오고 있어 경찰은 김군의 휴대전화가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해당 번호는 김군이 트위터로 IS가입 방법 등을 상담한 'Afriki'가 가르쳐준 번호와 다른 것이다. 경찰은 김군이 해당 번호를 IS가 주로 이용하는 비밀채팅 SNS '슈어스팟(surespot)'을 통해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Afriki'가 앞서 남긴 번호와 김군이 현지에서 건 전화번호 수신자 파악을 위해 터기 경찰과 집중 공조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한 컴퓨터 분석 결과 김군은 터키 여행정보, IS 관련 신문기사 등 65개 사이트를 즐겨찾기 목록에 등록하고 지난 1년간 IS·터키·시리아·이슬람 등의 단어로 517회 검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0월에는 터키 현지인이 개설한 트위터 계정 'habdou****'와 수차례 IS 가입 방법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트위터 대화명이 'Afriki'인 이 인물은 김군에게 "이스탄불에 있는 하산에게 연락하라”라며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경찰은 'Afriki'가 지난해 10월 15일 김군에게 "슈어스팟(surespot)에서 'ga***'를 찾으라. 그가 너를 도와줄 것이다”라는 대화 내용도 복원했다.
김군 부모의 부탁으로 보호자 역할로 김군과 터키에 같이 간 홍 모씨(45)는 이 여행 목적지를 몰랐으며, 부모 역시 터키 여행을 한뒤 마음을 잡고 검정고시 준비를 하겠다는 김군의 말을 듣고 여행을 보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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