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넥스시장, 바이오株가 이끈다
입력 2015-01-20 17:17  | 수정 2015-01-20 19:19
◆ 시장 분석 / 코넥스 ◆
코스닥 상장을 위한 ‘사관학교 격인 코넥스시장이 바이오 업체들을 필두로 달아오르고 있다.
코넥스 전체 시가총액은 1조4952억원으로 2013년 7월 출범 당시 4689억원과 비교해 3배 이상 커졌다. 21개로 시작한 상장기업 수도 71개까지 늘어나면서 시장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처음으로 코스닥 이전 상장기업들이 탄생하면서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는 중소·벤처기업들이 코넥스로 유입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6개 업체가 코스닥으로 이전한 데 이어 올해는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을 중심으로 최소 10개 회사가 상위 시장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코넥스에 상장된 71개사 이날 종가는 상장 당시 평가가격(공모가 개념)에 비해 평균 2.39배 상승했다. 코넥스시장 우등생은 신약이나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바이오 업체들이다. 시가총액 상위 3개 기업인 엔지켐생명과학(1722억원) 엘앤케이바이오(784억원) 아이진(655억원)이 모두 바이오 업체인 것만 보더라도 명확하다. 최근 정보기술(IT)·부품 관련 기업들의 실적 부진으로 코스닥시장에서 바이오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하위 시장인 코넥스에서도 바이오가 종횡무진하고 있는 것이다. 시가총액 10위까지 범위를 넓혀도 바이오 업체가 5개로 절반을 차지한다.
비록 이익은 나지 않지만 독보적인 기술을 갖춘 회사들이 코넥스에 상장하면서 해외 기관투자가들까지 이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미국의 한 벤처캐피털(VC)이 메디아나와 엘앤케이바이오 주식을 3년 이상 장기 보유 목적으로 사들였고 바이오 업체들을 지속적으로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메디아나는 지난해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했고 시총 상위 3개 기업도 올해 이전 상장에 나설 전망이다. 시총 1위인 엔지켐생명과학은 녹용 추출물로 만든 건강기능식품에 이어 동일 물질을 기반으로 한 혈소판 치료제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녹용에 든 단일 물질을 추출해 합성한 PLAG라는 물질이 회사의 핵심 기술이다. 지난해 미국 특허청에 혈소판 감소증 치료용 조성물과 치료 방법에 관한 특허를 출원했다. 이 물질이 양산되면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혈소판 감소를 억제할 수 있어 항암치료 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2013년 매출액 202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억원과 17억원의 손실을 냈다. 2위인 엘앤케이바이오는 척추 임플란트 제조업체로 201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판매 허가를 받아 미국 수출길이 열리면서 이익까지 내는 업체다. 2013년 매출액 174억원에 당기순이익 32억원을 기록했다.
3위인 아이진은 당뇨 망막증과 욕창 치료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등을 개발·제조한다. 지난해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임상 제1상 시험을 완료했고, 당뇨 망막증 치료제는 네덜란드에서 임상 제1상을 끝내고 제2상 시험 승인을 받았다. 이 같은 실적을 토대로 지난해 기술성 평가에 도전했지만 탈락했다. 2013년 매출액 2억원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37억원, 38억원의 손실을 냈다는 점이 심사 통과의 발목을 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성장성을 높이 평가한 벤처캐피털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국내 최대 규모 벤처캐피털인 한국투자파트너스가 17만9212주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추가 취득했고, 대교인베스트먼트도 11만9474주를 취득했다. 벤처캐피털들도 점차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출범 첫해 벤처캐피털의 코넥스 투자 금액은 75억원에 그쳤지만 지난해 555억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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