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자사주 매입도 안 먹히는 백화점株 추락
입력 2015-01-20 16:06  | 수정 2015-01-20 16:07

신세계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3인방' 주가가 올 들어 역대 최저로 추락하고 있다. 백화점 영업환경이 나날이 악화되는 가운데 자사주 매입 등 주가 안정책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세계 주가는 장 중 한때 16만8500원까지 내려오며 사상 최저가를 갈아치웠다. 종가 기준으로 전일보다 1.17% 떨어진 16만9000원에 거래됐고, 지난해 8월 20일(23만8000원)과 비교하면 무려 28.9% 추락했다. 신세계뿐만 아니라 백화점 3사 모두 5개월 전과 비교해 20% 넘는 하락폭을 기록했다.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은 같은 기간 24.73%, 21.54% 떨어진 동시에 이달 6일과 16일에는 52주 신저가 24만4500원과 11만1000원까지 곤두박질쳤다.
백화점 관련주가 맥을 못 추는 가장 큰 이유는 소비경기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온라인·모바일 등 유통채널 다변화와 해외직구 활성화로 공간상 제약까지 사라지면서 그나마 있던 수요도 분산되는 추세다. 기존 영업점 성장률은 지난해 1~3분기 내내 -1~1%대 사이에서 멈춰서 있다.
전문가들은 백화점주 가격이 지금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20일 NH투자증권은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에 대해 매수(BUY)가 아닌 중립(HOLD) 투자의견을 내놓았다. 국내 증권사들이 기업 매도 의견을 거의 내지 않는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사실상 '주식을 팔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올해만 신세계(3건) 롯데쇼핑(3건) 현대백화점(2건)에 대한 증권사 목표주가 하향이 줄을 잇고 있지만 중립의견은 올 들어 처음이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목표주가가 이날 종가 12만2000원보다도 낮은 11만7000원으로 매겨졌다. 현재가가 '바닥'이 아닐 수 있다는 신호다.

심지어 투자심리를 되살려 주가를 부양시키기 위한 자사주 매입 등의 자구책도 먹혀들지 않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3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기주식 24만4000주를 290억원에 사들이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상대적으로 하락세는 더뎌졌지만 추세적인 주가 반등을 이끌기엔 역부족이었다. 이튿날인 14일 주가가 전날 11만8000원에서 12만2000원까지 3.39%'깜짝 상승'한 뒤 그 이상 오르지 못하고 있는 것. 지난해 11월 계열사 현대홈쇼핑이 자사주 15만6250주를 200억원에 취득하겠다고 밝힌 뒤 한 달 넘게 주가가 10% 가까운 오름세였던 것과 대비된다.
김태홍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이 백화점 3인방 중 그나마 올해 선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고 주가 하락폭이 워낙 커 단기 반등이 가능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현대홈쇼핑도 자사주 매입 종료 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자 다시 주가가 하락했듯 현대백화점 역시 저점을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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