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버금기술, 조명기구 안바꿔도 되는 LED 신기술
입력 2015-01-20 11:57  | 수정 2015-01-28 10:46

어린 시설 학교 공부보다는 컴퓨터 조립 등 기계 만지는 데 관심이 많았다. 공업고등학교, 전문대학을 거쳐 중소기업 3곳에서 병역특례(2003~2008년)를 했다. 특히 병특을 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 자발적으로 회사를 옮기면서 전원공급장치(SMPS), 보안, 무선(RF)통신기술 등을 익혔다. 1년 중 300여일을 회사에서 지내면서 밤낮으로 기술개발에 몰두하면서 상당한 성과도 냈다. 항상 새로운 걸 시도하는 성격 덕분이다. 그의 열정을 지켜본 CEO들은 '달콤한' 인센티브 제안을 쏟아냈다.
하지만 성과 보상 약속을 제대로 지키는 이는 없었다. 그래서 병특을 마치자마자 자신의 사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만 27세인 2010년 3월 경기도 화성시에서 ㈜버금기술을 창업했다. 거의 독학으로 익힌 LED 기술로 승부를 걸어보기 위해서다. 그로부터 3년 후인 2013년 12월 독특한 산업용 LED 신기술을 개발해 정부로부터 '신기술 인증(NET)'을 받았다. NET를 신청한지 4개월만에 취득한 것인데, 역대 최단기간이란 호평이 따랐다. 버금기술은 올해 국내보다 훨씬 까다롭다는 일본 시장을 본격적으로 뚫고 있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스펙'과는 거리가 먼 이동우 버금기술 대표(32) 얘기다.
"고정관념을 깨지 않고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건 힘들다고 생각해요. 개발할 수 있는 것을 만드는 게 아니라 사용자가 원하는 걸 찾아내고 기술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도전이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는 기본적인 생각에서 모든 것을 바라봅니다.”
이 대표가 새로 개발한 LED 조명은 'S1 전구(Bulb)'다. 기존 조명기구(등기구)는 그대로 활용하면서 램프만 LED로 바꿔끼울 수 있도록 하는 조명이다. 공장조명이나 가로등으로 많이 쓰는 기존의 고출력 메탈할라이드 조명을 LED로 교체하려면 기 설치된 조명기구를 모두 철거하고 별도 공사를 벌여 설치해야 한다. 그만큼 교체 비용은 개당 70만~80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매우 크다. 그래서 기존 조명기구는 손 대지 않고 램프만 LED로 바꿔끼면 교체 비용과 시간은 물론 전기요금이 모두 60~70% 줄어들게 된다.
"산업체나 지방자치단체가 기존 메탈할라이드 조명을 LED로 교체하기 어려운 구조와 이유가 이해되지요? 게다가 지자체는 사용연한 규정까지 있어 더더욱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조명기구를 굳이 교체하지 않고도 램프만 LED로 갈아끼우면 돼 산업현장과 공공장소의 LED조명 대중화를 더욱 앞당기는 효과를 가져올 겁니다.”
S1 전구는 우리 눈에 보이는 단순한 조명이 아니다. 그 원천기술(HS 프레임)이 주목할 만하다. LED의 가장 큰 문제점인 열 방출(방열)을 간단히 해결했기 때문. 기존 LED에 별도로 필요한 방열판(히트싱크)이 없어도 되게끔 LED 모듈을 설계했다. 버금기술은 새로운 리드프레임을 개발해 LED 소자에서 발생한 열을 빠르게 방출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그래서 S1 전구의 내부에 있는 LED 모듈를 살펴보면 방열판이 없고, 사출물인 외형 상부와 하부에만 각각 열방출구가 있을 뿐이다.

이 대표는 "개발자금 한 푼이 아쉬운 상황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녹색산업진흥협회로부터 지난해 온실가스 감축기술 지원자금을 받아 큰 힘이 됐다”면서 "작년 매출은 초기라서 10억원이 채 안 되지만, 우리의 차별화된 LED 기술이 알려져 올해 일본 대량 수출을 앞두고 있는 만큼 13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온실가스 감축기술 지원자금은 새로운 에너지 관련 신기술을 개발했으나 자금부족으로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게 지원해주는 정부 자금이다.
[민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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