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현장검증'
인질살해 피의자 김상훈에 대한 현장검증이 19일 오전 범행현장인 안산시 상록구 다세대주택에서 열렸습니다.
김 씨는 현장검증을 하러 건물로 들어가면서 유족을 조롱하는 모습까지 보여, 보는 이들을 충격에 빠트렸습니다.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30분 통합유치장이 있는 안산단원서에서 김 씨를 데리고 나와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김 씨는 검은색 패딩점퍼에 오른손에는 붕대를 감은 채 왼쪽 발을 절고 있었습니다.
앞서 경찰은 김이 부인 A씨의 전남편 B씨를 살해할 당시 몸싸움 중 팔과 다리를 다쳤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호송차에 타기 전 김 씨는 '혐의 인정하느냐. 막내딸 성폭행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집에 들어갈 때 사람들을 살해할 계획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 '부인에게 미안한 마음 없느냐'는 질문에는 "죄송하다. 죽을죄를 지었다"고 짧게 답해, 불리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자신의 입장을 항변할 수 있는 질문에는 답하는 이중성을 보였습니다.
20여분 뒤 김이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주변에 모인 50여명의 주민들은 일제히 "니가 그러고도 인간이냐" "사형시켜야 돼" 와 같은 말을 하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주민 정모 씨는 "아이 키우는 부모로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 어떻게 어린 아이들에게 저런 짓을 할 수가 있느냐"고 말했습니다.
인파 속에는 A씨와 B씨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도 김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김 씨의 뒷모습에 대고 "왜 우리엄마 괴롭히냐"고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김 씨는 그를 뒤돌아보며 입꼬리를 한쪽으로 올려 '피식' 비웃은 뒤 "니 엄마 데려와"라고 조롱하듯 말했습니다.
그런 김 씨의 모습을 지켜본 주민들과 취재진은 반성없는 김 씨의 태도에 또한번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경찰은 현장검증을 비공개로 진행하며, 김 씨 침입에서부터 피해자 포박, 감금, B씨 살해, 막내딸(16) 성추행 및 살해 등 범행을 모두 재연하게 됩니다.
한편 경찰은 김 씨가 외부에서 흉기를 가지고 B씨 집에 침입했다는 피해자 진술을 확보해 확인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B씨 동거녀(32)는 경찰조사에서 "문을 열어주자 김 씨가 흉기를 들이댔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동안 김 씨는 미리 흉기를 준비해가지 않았고, B씨 집 부엌에 있던 흉기로 범행했다고 진술해왔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이 부분은 양측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 확인을 해봐야 한다"며 "계획범행 여부를 판단하는 근거가 될 수 있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 씨에게서 인질극 당시 막내딸을 성추행했다는 자백을 확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씨는 지난 12일 오후 부인 A씨의 전남편 B씨의 집에 침입, B씨의 동거녀를 감금하고 있다가 귀가한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15일 구속됐습니다.
또 A씨와 B씨 사이에서 태어난 딸 2명이 차례로 귀가하자 역시 인질로 삼고 13일 A씨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협박하던 중 막내딸을 성추행한 뒤 살해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23일까지 수사를 마무리한 뒤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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