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아파치헬기 기체프레임 살펴보니 국내업체가…
입력 2015-01-19 12:22  | 수정 2015-01-19 12:46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으며 죄가 아니다. 그러나 이를 숨기는 것은 범죄 행위다. 실수는 반드시 보고해야한다”
공장 한켠에 빨간색 배경의 경고 문구가 서슬 퍼렇게 붙어있다. 항공기·헬리곱터 기체 생산업체 대신항공(대표 이경근)은 이처럼 실수를 고의로 숨기는 것을 범죄행위라고 할만큼 정직·정밀함에 사활을 거는 곳이다.
자동차 한대에 들어가는 부품은 통상 2만~3만개 수준인데 항공기에는 그보다 10배가 많은 20만~30만개가 들어간다. 그러다 보니 항공산업은 무엇보다 정밀함이 생명이다. 불량부품이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항공산업 특성상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직원 교육에 특히 신경을 쓴다.
이 대표는 "한 달에 10시간 이상 기술·품질에 직원 교육에 쏟아붓고 있다”며 "사수로부터 어깨 너머로 기술을 배우는 방식이 아니라 삼성테크윈, 항공우주산업(KAI) 등에서 근무했던 베테랑 교육 전담인원을 배정해 체계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품질 관리가 워낙 중요하다보니 거래사인 미국 록히드마틴에서 파견 나온 검사원도 이 곳에 상주하면서 대신항공 담당자와 의견을 나누면서 이를 제품에 반영하고 납품받을 제품을 꼼꼼히 관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 2002년 경남 사천 국가산업단지에 문을 연 대신항공의 기술을 접목해 생산된 항공기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것들이 많다. 미 육군 주력 헬리콥터인 아파치 헬리콥터(AH-64D)를 비롯해 보잉사의 757·767기, 록히드마틴의 대잠수함초계기(P3B), 벨의 헬리콥터(412·414)의 기체 프레임과 날개 등은 대신항공이 직접 제조한 것들이다. 이 대표는 "특히 Bell 헬리콥터의 경우 소재가 0.5~1㎜정도에 불과한 굉장히 얇은 알루미늄 박판으로 돼 있어 제죠·조립 기술의 난이도가 매우 높은데 이 분야에서는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항공은 주로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등을 소재로 경도·강도가 높은 기체를 만든다. 가벼우면서도 동시에 높은 압력과 온도를 견딜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수작업을 통해 일일이 작업을 해야 하는 등 공정이 복잡하고 다양하기 때문에 부품 만드는데 통상 3-4개월 정도 걸린다고 보면 된다”며 "록히드마틴의 공군 수송기 C-130 엔진 덮개의 경우 티타늄, 텅스텐을 소재로 특히 높은 열과 압력에 잘 견디도록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항공우주산업의 유일한 회전익 항공기(헬리콥터 등) 동체부문 최종 협력업체이기도 한 대신항공은 훈련기 국산화에도 일조하고 있다. 현재 국산 훈련기인 KT-1, T-50전투기, 수리온(한국형 헬리콥터) 기체 역시 대신항공이 생산하고 있다. 특히 KT-1훈련기의 경우 항공우주산업을 통해 페루, 터키 등에 수출을 앞두고 있어 향후 국내 항공산업의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이 대표는 "KT-1이라는 국산 비행기를 우리 손으로 만든다는 자부심이 크며 중국 업체들이 발 빠르게 따라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 이들의 추격을 따돌릴 것”이라며 "KT-1훈련기의 경우 페루 20대, 터키에 15대 수출 물량을 하반기부터 생산할 계획이며 지난해 매출액은 50억원 가운데 90%이상은 수출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사천 =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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