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실적 압박 받던 보험설계사 32세女…팀장이 ‘그만’
입력 2015-01-19 11:52  | 수정 2015-01-19 14:02
 #A생명 소속 설계사 김 모씨(32살)는 연초부터 백수 신세가 됐다. 최근 4개월간 실적 압박에 시달리다 결국 회사로부터 나가라는 통보를 받았다. 나름 잘 나가던 설계사 중 하나였던 김씨의 해촉은 동료 설계사들에게 적지 않은 불안감을 안기고 있다.
 #B생명 전속 설계사 이 모씨(35)씨는 내부 방침에 따라 회사가 설립을 추진 중인 자회사형 보험대리점(GA)으로 소속이 바뀔 예정이다. 회사에서 전속 설계사 효율성 제고의 일환으로 전체 설계사 중 능률이 낮은 70%를 보험대리점으로 편성하는 방안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불황에 설계사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실적 악화로 해촉되거나 회사 전속 설계사에서 보험대리점(GA) 설계사로 이동 또는 강제 편성되는 등 고배를 마시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보험사 전속 설계사수는 2013년 3월말 23만8280명에서 2014년 9월말 20만7813명으로 3만467명 감소했다. 보험사들이 설계사 결원 시 수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규 채용에 따른 증가분을 제외한 전속 설계사수 감소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들이 전속 설계사 규모를 줄이고 있는 것은 영업실적 악화의 영향이 크다. 비효율 설계사까지 관리하기에는 사업비 지출이 많고 1~2년 안에 눈에 띄는 실적을 내야하는 전문경영인(CEO) 입장에서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저금리도 전속 설계사 감축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저금리 장기화로 운용자산이익률이 예년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면서 일부 보험사는 보험 영업에서 적자를 내고 있다. 2014년 9월말 현재 생명보험회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4.43%로 불과 3년 전 이맘때 5.56% 대비 1%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과거에는 보험 영업 적자를 자산을 운용해 낸 이익으로 메꿨지만 현재는 사정이 달라진 것이다.
 C생명 설계사는 전통적으로 경쟁력을 갖췄던 설계사 조직이 불황을 만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며 먹고 살기가 점점 각박해 지고 있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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