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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버스킹] 불안정한 20대를 ‘18그램’에 담다
입력 2015-01-18 11:20 
1위부터 50위까지, 가수들의 인지도는 실시간으로 요동치는 음원차트에 의해서 정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음원차트 상위권에 보이지 않더라도 어느 곳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은 넘쳐납니다. 지금도 자신의 음악을 진행 중인 뮤지션들을 만나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편집자 주>


[MBN스타 남우정 기자] 밴드라는 게 연애와 비슷하다”

여러 밴드를 돌고 돌아서 이렇게 만났다. 본인들도 신기할 정도로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끼리 말이다. 거창한 계획이 아닌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 네 사람은 18그램(gram)을 구성했다.

이들의 앨범은 그룹을 구성한 지 4년이 지나서야 세상에 나오게 됐다. 남자인데도 애 낳는 기분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이들에게 첫 번째 정규 앨범 ‘18그램은 그런 의미였다.

◇ ‘K루키즈, 1등할 줄 알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주관한 ‘K루키즈는 총 6팀의 신인 밴드들을 선발해냈다. 18그램도 그 중 하나였다. 연말 콘서트에서 순위권 안에 들진 못했지만 유달리 여성 팬들의 뜨거운 인기를 독차지했던 팀이었다.

‘ K루키즈의 지원이 여러 루키 프로그램들 중에서 가장 좋았다. 지원을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최종 무대에서 사실 1등을 할 줄 알았다.(웃음) 누구나 그렇지 않나? 적어도 3등 안에는 들 줄 알았는데 사람들이 보는 관점은 다른 것 같다. 지금은 나이도 들고 컸으니까 다 이해한다.”(이지원)

‘K루키즈는 6팀에게 6개월간 합주실에 앨범 제작도 해줬다. 국내 유명 페스티벌에 참가 기회를 주는 것은 물론 음악 방송에 출연도 가능해졌다. 선배 뮤지션들이 멘토로 나섰고 18그램은 자우림 구태훈에게 도움을 받았다.

좋아하던 팀을 만났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이랑 달랐던 예전 음악 환경에 대해서도 많은 얘기를 해줬다. 그 중에서도 저희의 생각을 응원해준다는 자체가 멋있었다.”(18그램)

◇ 20대의 불안정한 에너지를 우아하게”

류인혁, 이지원, 이형욱, 고상현으로 이뤄진 18그램은 영화 ‘21그램을 차용해 그룸명을 정했다. 영혼의 무게를 표현한 21그램이 자신들의 음악을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대로 따오기 보다는 동양적 의미를 위해 18그램으로 정했다.(18은 모두가 예상하는 그 의미가 맞다)

첫 정규 앨범을 자신들의 그룹명과 똑같이 ‘18그램으로 정했는데 이는 앨범 소개와 함께 밴드 이름까지 알리고 싶은 이유가 컸다.

앨범 소개 자료를 올릴 때 ‘20대의 불안정한 에너지를 우아하게 전달한다라고 표현을 했었다. 그 말이 앨범을 가장 잘 풀어낸 말인 것 같다.”(이지원)

밴드를 시작한 지 4년이 됐는데 그 동안 나온 곡들이다. 저희의 20대가 담겨 있다. 20대에 겪은 여러 가지 혼란과 커가는 과정, 상처받는 것들에 대한 공감을 나누고 싶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꿈을 포기한 좌절감도 보여주고 싶었고 사람과의 상처, 자괴감들을 표현했다.”(류인혁)

◇ 정한 게 없어도 자연스럽게…그게 18그램의 색

18그램의 멤버들의 면면을 보면 신인 밴드라고 칭하긴 미안할 정도의 경력을 자랑하고 있다. 보컬인 류인혁은 이스턴사이드킥에서 기타를, 이지원은 스몰원에서 드럼을, 이형욱은 판타스틱드럭스토어의 리드 기타를 담당했다. 기존의 밴드에선 ‘사이드맨이었고 결국은 자신들의 음악을 하기 위해 뭉쳤다.

원래 밴드를 하고 있었는데 이스턴사이드킥에 들어가면서 못하게 됐다. 사이드맨이 되면서 제 음악을 하지 못하고 풀 데가 없어서 혼자서 싱어송라이터로 활동을 했다. 그러다 보니 사운드나 표현력이 떨어지더라. 그래서 지원이랑 프로젝트 그룹으로 시작하게 됐고 그래도 일렉의 에너지가 전해지지 않아서 미리 점찍어 놨던 형욱이랑 고상현을 영입해 아예 밴드를 구성했다.” (류인혁)

저도 비슷한 과정이었다. 세션으로만 하다 보니 맞지 않았다. 형욱이는 TV로 먼저 봤고 오가면서 알게 됐다. 흐름이 있는 것처럼 만나게 됐다. 형욱이에게 ‘넌 나랑 같이 밴드를 하게 될거다라고 막연하게 세뇌를 시켰다.”(이지원)

이에 이형욱은 무서웠다.(웃음) 처음엔 바로 오케이하진 못했다. 원래 팀 눈치도 보다가 자연스럽게 합류하게 됐다”고 털어놨고 멤버들은 밴드는 연애와 같다”는 지론을 펼쳤다.

밴드에서 리더는 그룹의 색을 드러내기 때문에 그 영향력이 막강하다. 하지만 18그램의 경우는 다르다. 서로에게 맞춰주는 게 익숙하다. 네 명의 자아실현이 음악에 담겼다.

따로 정한 것은 없는데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원래 밴드는 중심이 돼서 하는 분들이 있어서 사이드맨은 맞춰주는 게 인지상정이다. 근데 저희는 리더도 없고 밀어 붙이는 사람도 없다. 그래서 그냥 좋아하는 음악을 담은 것 같다. 싱글들을 하나로 모아놓은 것 같다는 평가도 이 때문인 것 같다.”(이지원)

지금처럼 하고 싶은 음악을 계속 하고 싶다. 합작도 같이 하고 배려해 줄 수 있는 것처럼 계속 같이 하고 싶다.”(류인혁)

한편 18그램은 오는 2월6일 홍대 클럽FF에서 1집 발매 기념 공연을 개최할 예정이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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