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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괌 캠프서 테니스 공 받는 이유는?
입력 2015-01-17 12:25  | 수정 2015-01-17 16:11
김평호 삼성 코치가 외야펑고 훈련서 테니스라켓과 테니스공을 이용해 선수들을 훈련시키고 있다. 사진(괌)=김원익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괌) 김원익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겨울잠에서 깨어나 괌에서 기지개를 켠다.
삼성은 지난 15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해 16일 새벽 괌 공항에 도착했다. 선수들은 이후 괌 레오팔레스 리조트로 이동해 곧바로 1차 훈련 캠프를 꾸렸다. 비가 쏟아진 탓에 16일은 간단한 훈련을 소화했고 17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기본기를 중시하는 삼성답게 오전 일정부터 쉴 틈이 없다. 17일 괌 레오팔레스 리조트 훈련장 현지서 만난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예전에는 1차 캠프가 몸을 만드는 훈련이었다면 이제는 바로 기술훈련에 들어간다”며 사뭇 더 뜨거워진 캠프의 분위기를 전했다.
야수들은 3~5명이 매일 뽑히는 ‘얼리워크조의 경우 오전 9시 10분부터, 나머지는 오전 9시50분까지 운동장에 집합해 일정을 시작한다. 투수들 역시 오전 10시까지 메인 연습장에 모여 선수단 전체가 야수들과 함께 몸풀기와 간단한 런닝에 들어간다.
이후 야수들은 주 연습구장, 투수들은 보조구장으로 이동해 각각 롱토스와 개별 훈련을 한다. 롱토스 이후 내야수와 외야수들은 각각 이동해 펑고를 받는다. 그런데 외야에는 난데없이 테니스공이 등장한다.
사실 이맘때쯤 삼성의 단골훈련코스인 ‘테니스 공 받기다. 외야수비 지도를 담당하는 김평호 코치가 테니스 라켓으로 실제 테니스 공을 사정없이 외야로 뿌리면 정해진 동작과 프로그램에 맞춰 외야수들이 받아내는 방식이다.
언뜻보면 일반적인 외야펑고와 비슷하지만 효과와 체감상 느낌은 차이가 크다. 타구에 대한 집중력을 키우고 눈이 공에 익숙해지는 단계. 일반 야구공에 비해서 공에 힘이 부족해 마지막에 가서야 타구가 떨어지기 때문에 집중하지 않으면 잡아내기 힘들다. 또한 겨울 동안 개인 훈련을 했다고 하더라도 아직은 몸을 쓰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선수들의 몸을 ‘깨우는 훈련이기도 하다.
김 코치는 공을 잡는 자세와 풋워크를 만들고 타구를 쫓는 집중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훈련이다. 테니스공이기에 부상의 위험도도 적다. 몸이 아직 실전훈련에 익숙해지지 않은 초반 캠프 단계서 효율적인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사진(괌)=김원익 기자
이제 막 캠프 훈련을 시작한 단계지만 훈련 강도는 매우 높다. 어느 방향으로 테니스공이 날아들지 모른다.
김 코치의 주문도 다양하다. 예를 들면 전진해서 짧은 타구를 받아낸 이후 곧바로 뒤로 달려가 머리 뒤쪽으로 넘어가는 타구를 잡아내는 구분 동작, 오른쪽으로 몸을 돌려서 타구를 받은 이후 즉시 몸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해 두 번째 타구를 연속해서 잡아내는 등의 동작 등이다. 어려운 타구를 받아낼 경우 박수가 쏟아지지만 타구를 놓치면 선수들의 폭소가 대신 쏟아지기도 한다.
분명 쉽지 않은 훈련. 올해 큰 기대를 받고 있는 군복귀 야수 구자욱은 초반 훈련에 적응을 하지 못해 진땀을 빼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빠른 발과 투지를 과시하며 훈련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 박한이, 최형우 등의 선배들로부터 잘한다”는 칭찬을 받기도 했다.
첫 번째 타구에 이어 숨돌릴 틈 없이 두 번째 타구가 곧바로 날아온다. 거기에 공의 변화가 있어 끝까지 집중하지 않으면 타구를 놓치기 쉽다.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약속된 동작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김 코치를 비롯한 코치들의 호된 질책이 나오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의욕적이다. 훈련 자체의 흥미도 높다.

선수들도 겨울 동안 최대치로 쓰지 않았던 몸을 끌어올리는 이 훈련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기 때문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김 코치 또한 약속된 동작으로 민첩하게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글러브에 맞은 타구는 잡을 수 있었던 타구”라고 선수들을 독려하며 훈련을 이끌었다.
직접 펑고를 치며 내야수들의 수비 훈련을 김용국 코치와 함께 진두지휘하던 류 감독도 외야로 자리를 옮겨 선수들의 ‘테니스 공 훈련을 유심히 지켜봤다. 류 감독은 재밌는 훈련이고, 몸을 끌어올리는 훈련”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무더운 날씨였지만 선수들의 집중도는 남달랐다. 몸을 날려가며 어디로 날아들지 모르는 테니스공을 받아내며 구슬땀을 흘렸다. 디펜딩 챔피언 삼성의 포효. 겨울잠을 깬 기지개가 시작됐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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