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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일문일답
입력 2015-01-15 15:15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1월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날 금통위는 정례회의를 개최하고 1월 기준금리를 연 2.00%로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 8월과 10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한 바 있다.
이 총재는 "올해 한국 경제가 잠재 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이 낮아졌지만 이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통화정책 대응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 내수 부문에서 특히 취약한 부문을 꼽는다면.
▲ 내수에서 가장 취약한 부문은 소비 부문이다. 소득 증가세가 뚜렷하지 않고 가계부채가 높은 데 따른 것이다. 가계소득을 높여야 하고, 그 고리는 기업투자 활성화에서 찾아야 한다. 투자가 고용과 소득 증가로 선순환되도록 해야 한다.
-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부동산 경기 활성화가 내수 성장에 도움된다고 보는지.
▲ 우리나라 가계 자산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소비심리를 좌우해 내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게 사실이다. 부동산 규제가 완화됐고 부동산 3법이 국회를 통과했기 때문에 올해 부동산 경기는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본다.
- 새 물가안정목표가 낮아지면 기준금리 수준도 낮아지는 것이 아닌가.
▲ 물가안정목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구조적 변화를 고려해 국민 경제에 가장 적절한 인플레이션을 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통화정책은 물가·생산 등 단기적 경기 변동에 대응한다. 시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물가안정목표를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곧바로 연결시킬 수는 없다.
- 일각에서는 구조개혁이 단기적으로 경기 둔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데.
▲ 구조개혁은 경제에 내재된 비효율적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기둔화를 초래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은 외환위기를 겪고 나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한 적이 있다. 당시와 같은 구조조정은 경기에 영향을 주겠지만 최근 논의되는 구조조정은 비효율적 요소를 제거하는 것인 만큼 경기 둔화를 초래하는 게 아니다.
-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는데, 2.0%의 현 기준금리가 성장세 지원에 충분하다고 보는가.
▲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5%포인트 하향 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작년 4분기 성장률이 이례적 요인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올해 연간 성장률이 3.9%라고 전망할 때는 작년 4분기 성장률을 전기비 1.0%로 봤다. 그런데 세수 부족에 따른 정부 지출 둔화와 사회기반시설(SOC) 투자 위축, 단통법 영향이 반영돼 4분기 성장률이 전기비 0.4% 정도로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 회복 속도를 나타내는 전기비로 보면, 올해 분기별 성장률은 1%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잠재성장률에 충분히 부합하는 수준이다. 작년 4분기 성장률이 낮아져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가 3.4%로 낮아졌을 뿐, 올해 전망치 3.4% 역시 잠재성장률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현재 금리 수준은 실물경기 흐름에 비춰 부족하지 않다고 본다.
- 국제유가 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 유가 하락이 실물 경제에 도움을 주는 것이 명백하다. 유가 하락은 가계의 실질소득을 높이고, 기업의 비용을 줄여준다. 유가가 10% 하락하면 성장률이 0.1%포인트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저유가는 국내 소비자물가도 낮추는 쪽으로 작용한다. 긍정적 효과가 훨씬 크다. 다만 원유 수출국의 불안으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우리 경제에 안좋은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
- 저성장·저물가가 지속된다면 우리나라도 제로금리나 양적완화 정책을 펼 수있다고 보는지.
▲ 우리나라는 선진국과는 상황이 다르다. 기축통화국이 아니기 때문이다.
- 작년 4분기 성장률이 이례적 요인으로 낮아졌다고 했다. 어떤 점에서 올해 경기 회복세가 작년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보나.
▲ 작년 4분기 성장률이 1.0%일 것으로 전망했는데 0.4% 정도로 낮아졌다. 다른 것을 배제하고 이것만으로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0.4∼0.5%정도 낮아졌다. 3.4% 전망치가 이런 과정을 거쳐 나온 것이다. 작년 4분기의 영향이 워낙 크다. 한은이 경기를 상당히 어둡게 보는 것으로 해석할까봐 다시 설명하는 것이다.
글로벌 경기가 작년보다 좋아진다는 점이 올해 경기 회복세가 작년보다 나을 것이라고 보는 주된 이유다. 작년에는 세월호 참사 등의 영향으로 분기별 성장률이 전기대비 평균 0.7%에 그쳤지만 올해는 흐름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한 평가는.
▲ 가계부채 증가율은 소득 증가율을 수년째 웃돌고 있다. 가계부채가 상당히 높은 수준에 있다는 게 한은의 평가다. 최근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이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
[매경닷컴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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