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미생물’, 적재적소 패러디 ‘일품’…특집의 새 지평 열다

[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 드라마 ‘미생물이 적절한 패러디로 웃음을 준 가운데 특집 기획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미생물 2회에서는 장그래(장수원 분)와 한석율(이용진 분)과 PT면접을 치르는 모습이 그려졌다.

한석율은 장그래에 먼저 파트너 제안을 했지만, 예상과 달리 자신의 책임을 장그래에 떠넘기며 그를 다그치기만 했다. 또 오 과장(황현희 분)의 험담을 늘어놔 장그래를 화나게 했다. 극한 갈등 속에서 PT가 시작됐지만, 이들은 실수의 위기를 넘고 원작처럼 한석율은 현장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장그래는 오 과장의 슬리퍼로 열정을 대변해 멋진 PT를 만들어냈다.

또한 오 과장은 장그래와 함께 자신의 동창이자 거래처 담당자인 변형철(안상태 분)에 자신의 키높이 구두까지 양보하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과거 오 과장에 놀림을 당했던 변형철은 딱딱한 말투와 형식적인 일 진행으로 오 과장을 진땀 빼게 했다. 이에 장그래와 오 과장은 영업용 리액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미생물은 앞서 큰 인기를 끌었던 ‘미생의 패러디드라마라는 점에서 기획 단계부터 눈길을 끌었다. ‘SNL코리아 연출 출신인 백승룡 PD가 연출을, 주연에는 ‘로봇연기의 달인인 장수원을 비롯, ‘코미디빅리그에서 대활약을 펼치고 있는 장도연, 황제성, 이용진 등이 발탁돼 많은 기대를 일으켰다.

반응은 극과 극이다. ‘아무 생각 없이 빵빵 터진다는 반응과 ‘억지 웃음 유발이라고 부정적인 시선을 던지는 반응이다. 특히 코미디는 취향의 차이가 갈리는 분야인 만큼, 코믹물인 ‘미생물의 양극화된 반응도 예상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의외로 장수원, 장도연 등 주연의 연기가 큰 반향을 끌어올리면서 놀라움을 주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미생의 기대에 너무나 의존해 만들어졌다는 의견도 있으나 새로운 형식의 특집이라는 점에서는 분명 의의가 깊다. 평소 인기 드라마의 특집 기획이 토크쇼나 비하인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만들어진 것과 달리, ‘미생물은 신년기획과 ‘미생의 특별기획을 모두 겸하는 독특한 포지션을 자랑했다. 즉, 기존의 특집성 프로그램의 전형성을 깨고 패러디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새로운 특집 기획의 장(場)을 선보였다는 평가다.

또한 적재적소의 패러디도 눈여겨볼 만 했다. ‘미생 속 진지한 장면들을 비틀면서 웃음을 유발했다. 안영이 역을 맡았던 장도연의 러시아어 통화나 장수원의 PT 장면 속 슬리퍼가 대표적인 예다. 패러디드라마라는 이름을 본격적으로 들고 나온 프로그램도 없었거니와 인기드라마를 과감하게 비틀었다는 용기에도 분명 박수를 보내기 충분했다.

물론 부족한 부분은 많았다. 시청자들은 마치 4회분을 급하기 2회분으로 압축한 느낌”이라고 말할 만큼 극의 흐름이 맥없이 끊기는 느낌도 있었고, ‘코미디빅리그의 한 코너 같은 느낌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시종일관 진지했던 ‘미생을 대신해 ‘아무 생각 없는 웃음을 집약해 보여줬던 ‘미생물의 기획성은 충분히 인정받을 만 했다. 한 번 쯤은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드라마도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시청자들의 의견처럼, 짧은 특집 드라마로는 손색없는 드라마였다.

한편, ‘미생물은 춤과 노래가 인생의 모든 것이었던 장그래가 연예계 데뷔에 실패한 후, 냉혹한 현실에 던져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