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손회사 지분규제 50% 줄면 SK·LG·GS 투자여력 커진다
입력 2015-01-07 17:22  | 수정 2015-01-07 19:44
지주사의 손자회사가 증손회사 지분을 50%만 보유해도 되도록 규제가 완화되면 2조원에 가까운 투자여력이 생기는 것으로 확인됐다.
7일 매일경제신문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132개를 분석한 결과 지주사의 손자회사가 100% 지분을 가진 증손회사의 기업가치 합은 장부가액 기준 3조5489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추진 중인 규제완화안이 통과될 경우 지주사들은 1조8000억원가량의 여유자금이 생긴다는 의미다.
규제완화안에 따르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증손회사 지분요건이 100%에서 50%로 완화되고, 지주회사 내 공동출자가 허용된다.
지주사별로 증손회사 지분가치를 구해 보면 SK 1조3847억원, LG 1조625억원, 한라 2442억원, 두산 1588억원, CJ 1563억원, GS 1526억원,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619억원, LS 589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LG의 손자회사인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100% 지분을 보유한 해외 법인의 장부가액이 1조483억원에 달해 증손회사 규제가 풀릴 경우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기업으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증손회사 규제 완화로 생기는 투자여력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무형의 효과가 크다고 분석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상장 효과다. 손자회사가 증손회사를 100% 소유하지 않아도 되면 증손회사를 상장시켜 일부 지분을 현금화할 수 있다. 증손회사 역시 증시에 상장되면 과거보다 자금 조달이 쉬워진다. 증손회사 신설이 쉬워지는 효과도 있다.
신승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잉여금이 많이 쌓여 있는데 대주주 지분이 낮은 손자회사의 경우 배당으로 자금이 빠져 나가는 것을 꺼리는 오너 일가가 손자회사 간 공동출자 형태로 증손회사를 많이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GS그룹에서는 손자회사인 GS칼텍스, LG그룹에서는 손자회사인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의 투자 확대가 점쳐진다.
삼성 현대차 한화 대림 등도 향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때 증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불필요한 자본 유출이 감소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증손회사 규제가 완화될 경우 삼성그룹 지주사 전환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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