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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음악으로 영화읽기] ‘패딩턴’, 고전 팝으로 코믹 포인트 잡는다
입력 2015-01-07 13:26 
영화를 구성하는 여러 가지 요소 중 음악은 매우 중요한 장치 중 하나로 작용합니다. 적재적소에 삽입된 음악은 영상과 조화를 이뤄 ‘환상의 궁합을 만들어내기 마련이죠. 실제 음악이 어떠한 의도로 만들어진 곡이며, 영화 속에 녹아들면서 어떤 메시지를 건네고 있는지 전문가(음악감독, 평론가, 작곡가)와의 대화를 통해 알아봅니다. <편집자 주>


[MBN스타 박정선 기자] 오는 8일 개봉을 앞둔 ‘패딩턴은 앞서 3500만부의 판매 기록을 세운 베스트셀러로 현재까지 전 세계 40개 언어로 번역될 만큼 인기를 끈 작품이다. 폭퐁우로 집과 가족을 잃은 곰 패딩턴이 새로운 가족을 만나기 위해 페루에서 런던까지 홀로 여행을 떠나 브라운 가족의 일원이 되는 과정을 그린다.

‘패딩턴에서는 남녀노소 모두가 웃음을 터뜨리는 코믹 포인트가 압권이다. 특히나 이 장면들에 과거 팝 고전 명곡들이 곳곳에 배치되면서 배우들의 연기와 조화롭게 어우러져 웃음을 배가시키는 것은 물론, 중장년층 관객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No.1 제임스 브라운 ‘I Got You(I Feel Good)

패딩턴은 영국 런던에 와서 처음 에스컬레이터를 보고 머뭇거리다가 안내판에 적힌 ‘개를 안고 이용하세요라는 안내를 읽고 눈을 번뜩이며 알아들은 척 어디선가 모르는 강아지 한 마리를 안은 채 등장한다.

여기에 사용되는 음악은 ‘소울계의 대부로 불리며 소울과 펑크의 대중화에 기여한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이 1965년에 발매한 싱글 ‘아이 갓 유다. 펑키한 음악과 리듬에 맞춰 위풍당당 모자를 살짝 들어 보이며 인사를 하는 여유를 보이는 패딩턴은 노래 가사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No.2 스테픈울프 ‘본 투 비 와일드(Born To Be Wild)

극중 아빤 원래 꽉 막히고 재미없어”라며 항상 조심스런 아빠의 모습에 불만인 아들 조나단(사무엘 조슬린 분)과 딸 주디(매들린 해리스 분)에게 만능 가정부인 버드 할머니(줄리 월터스 분)는 브라운 부부의 깜짝 반전 과거를 알린다. 이어 한때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아빠 헨리(휴 보네빌 분)는 엄마 매리(샐리 호킨스 분)를 오토바이 뒤에 태우고 선글라스를 낀 채 긴 머리를 휘날리며 거칠게 드라이브를 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때 흐르는 사용된 음악은 캐나다 록 밴드 스테픈울프(Steppenwolf)가 1968년 발표한 앨범의 두 번째 싱글 ‘본 투 비 와일드다. 1969년 데니스 하퍼 감독의 영화 ‘이지 라이더(Easy Rider)에 사용되어 알려졌으며 2012년 MBC ‘나는 가수다2-슈퍼 디셈버 가왕전에서 가수 이은미가 열창하여 1위를 했던 곡이기도 하다.



#No.3 라이오넬 리치 ‘헬로우(Hello)

호시탐탐 패딩턴을 노리는 박제사 밀리센트(니콜 키드먼 분)가 빨간 전화박스에 숨어 패딩턴을 훔쳐볼 때, 브라운 가족의 옆집에 사는 남자 커리(피터 카팔디 분)가 다가와서 전화를 오래 사용하는 것에 불평하며 신경질적으로 문을 활짝 열어젖힌다. 이때 커리의 눈에는 미모의 밀리센트가 들어오고 만다.

이때 블랙 발라드(Black Ballad)의 대명사로 불리는 라이오넬 리치(Lionel Richie)의 ‘헬로우가 절묘하게 흐른다. 1983년에 발표하여 대히트한 러브송 ‘헬로우는 라이오넬 리치의 보이스와 첫눈에 반한 커리의 커진 눈동자, 후광이 비치는 밀리센트의 모습과 함께 웃음 폭탄을 터트리며 노래를 흥얼거리게 한다. 영화 ‘패딩턴에서 가장 코믹스러운 장면 중 하나로, 음악이 등장하는 타이밍이 압권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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