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럭비협회가 삼성중공업 럭비팀 해체설과 관련해 이를 저지하기 위해 대국민 호소에 나섰다.
협회는 6일 오후 서울역 KTX 대회의실에서 수도권에 있는 실업팀, 대학팀, 고교팀 선수 및 코치진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중공업 럭비팀 해체 중단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원종천 협회 부회장은 "대한민국 럭비는 삼성중공업, 한국전력, 포스코건설 등 3개의 실업팀이 이끌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3개의 축 중 하나인 삼성중공업 럭비팀이 해체된다고 하면 대한민국 럭비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 순서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어린 선수의 꿈이자 목표인 실업팀 가운데 하나가 사라진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파문을 일으킬 것"이라며 "당장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20년도쿄 올림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럭비 실업팀은 삼성중공업, 한국전력, 포스코건설 등 3개뿐이다. 삼성중공업 럭비팀이 해체될 경우 국내 실업팀은 2개로 줄어든다. 자칫 나머지 실업팀에도 연쇄 효과가 생길 수 있다.
럭비협회 관계자는 "3개 팀이 실업리그를 치르는데, 한 팀이 빠진다면 리그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정삼영 전 삼성중공업 럭비팀 감독은 "삼성중공업 럭비팀이 해체한다면 후진을 양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삼성중공업 럭비팀의 명운을 쥐고 계신 분들이 합리적으로 선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럭비 유망주로 꼽히는 조민기(서울사대부고) 군은 "언제나 목표로 해온 삼성중공업 럭비팀이 해체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면서 "함께 운동해온 친구들과 부모님들이 불안해하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삼성중공업 럭비팀이 만약 해체한다면 많은 유망주의 꿈이 사라질 것"이라고 호소했다.
해체설에 휘말린 삼성중공업 럭비팀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현재 팀 훈련은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지만 매년 실시하는 선수들의 재계약이 미뤄지면서 해체설은 갈수록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재계약 대상 선수들의 계약이 유보되는 등 해체와 관련된 움직임이 있어 이렇게 대국민 호소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1995년 창단한 삼성중공업 럭비팀은 한국 럭비의 역사를 대변한다. 1996년부터 전국체전을 10연패했고, 1999년에는 백상체육대상을 받았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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