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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동부건설 결국 법정관리, 다른 취약 계열사 영향은
입력 2015-01-06 11:41 

[본 기사는 1월 2일(16:0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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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위기를 겪던 동부건설이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동부그룹 내 취약 계열사들 위기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동부그룹이 그룹의 모태인 동부건설을 포기한 것은 그룹내 계열사 지원 여력이 그만큼 약화됐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어 현재 생사 기로에 서있는 계열사들 앞날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동부그룹 비금융 계열회사 가운데 재무 개선이 시급한 회사는 동부그룹 사업계열사 지주회사 격인 동부씨엔아이(CNI)와 동부메탈, 동부팜한농 등이다.
동부팜한농 신용등급은 BBB급 이지만 유지가 어려운 상태다. 나머지 두 회사 신용등급은 투기등급(BB+급 이하)보다도 낮다.

동부CNI 회사채 신용등급은 투기등급보다 3단계 낮은 B+급이고, 동부메탈 회사채 신용등급은 동부그룹을 떠난 동부제철과 같은 B-급이다. 동부CNI와 동부메탈은 사실상 회사 운명이 풍전등화에 놓인 셈이다.
당장 동부건설 법정관리가 다른 취약 계열사에 미칠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 회사 자본금이 500억원대로 크지 않은데다, 동부건설과 자금거래를 했던 계열사가 주로 동부화재 동부생명 등 금융계열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부실 계열사에 대한 그룹 차원의 지원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최근 동부건설 법정관리가 진행중인 구조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동부그룹이 동부제철에 이어 동부건설까지 포기했다는 것은 앞으로 상황에 따라 계열회사 꼬리자르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현재 동부CNI와 동부메탈은 자체적으로 만기 도래하는 부채 상환이 불가능해진 상태다.
실제로 동부CNI는 지난해 7월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500억원 차환 계획이 무산되면서 법정관리 직전까지 몰린 바 있다.
올해 동부CNI가 갚아줘야 하는 회사채는 당장 이달 100억원을 포함해 3월(200억원)과 4월(250억원) 등 상반기에만 550억원에 달한다. 하반기 추가 450억원을 합하면 올해 갚아야 하는 회사채는 1000억원에 육박한다.
그러나 동부CNI가 지난 9월 말을 기준으로 가지고 있는 현금은 66억원에 그친다.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는 단기금융자산 156억원을 합해도 222억원 수준이라 부채를 상환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동부그룹은 동부CNI를 살리기 위해 핵심 동부CNI 자산인 IT사업부문을 900억원에 매각해 유동성을 마련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동부CNI가 지난 2013년 1분기 이후부터 7분기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손실이 누적되고 있어 추가 자산매각이나 계열사를 통한 자본확충이 이뤄지지 않으면 다시 유동성 위기에 몰리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부메탈도 마찬가지다. 가용 자산(131억원)으로는 올해 만기 도래하는 1470억원 규모 회사채 상환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동부그룹은 남은 동부그룹 사업 계열사를 건지기 위해 자산매각과 구조조정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현재 동부CNI와 동부메탈 자금조달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자금부족으로 회사가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결국 동부그룹이 그룹 내 사업계열사를 정리하고 금융계열사 위주로 재편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동부그룹측이 비금융사업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울 경우 부실 계열회사들 법정관리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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