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서울 역세권 2억원대 전세아파트의 재발견
입력 2015-01-04 17:09  | 수정 2015-01-04 20:19
# 오는 3월 결혼 예정인 안지훈 씨(31) 커플은 틈만 나면 인터넷으로 ‘싼 전세 아파트를 검색한다. 대학과 직장이 있는 서울에서 22년 원룸살이를 한 안씨는 결혼하고 나면 살 곳이 마땅치 않다. 예식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양가에 손 벌려 끌어 모은 자금에 대출금 1억원을 합치면 2억원 정도가 겨우 만들어진다. 안씨는 서울시내 역세권에 2억원대 전세 아파트 찾기에 분주하다. 지난해에 이어 전세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안씨가 찾는 서울시내 전세금 3억원 미만 아파트를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
4일 매일경제신문이 부동산114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24곳에 전세금 3억원 미만·1000가구 이상 대규모 아파트가 103단지에 달했다. 이 중 1970년~1990년대 입주한 단지를 제외하면 2000년 이후 입주한 곳은 자치구 19곳·총 38단지로 전용 27.68~84.99㎡에 평균 전세금은 2억~2억9500만원 선이다. 가장 싼 곳은 금천구 시흥동 벽산타운5단지로 전용 59.34㎡에 2억원 선이다.
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잘 찾아보면 역세권 아파트들이 적잖이 눈에 띈다.
지난 2012년 입주한 서대문구 북가좌동 DMC래미안e편한세상은 전용 59.97㎡가 2억7500만원 선으로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인근이다. 지난 2001년 입주한 용산구 도원동 삼성래미안은 전용 59.95㎡가 2억9000만원 선으로 6호선 효창공원앞역과 5·6호선 환승역인 공덕역 사이에 자리했다.

지난해 2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KB국민은행이 조사를 시작한 2011년 6월 이후 처음으로 3억원을 넘어섰다. 서울 전용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 전세금은 전국에 비해 더 올랐다.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더라도 지난해 12월 전용 60㎡ 이하 아파트 평균 전세금은 2012년 12월 대비 전국적으로 11.16% 올랐지만 서울은 12.6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용 60㎡ 초과~85㎡ 이하 아파트의 경우 전국은 13.16% 올랐지만 서울은 17.06% 상승했다.
전세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안씨처럼 여유 자금이 넉넉지 않지만 대단지 아파트를 선호하는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중소형 기존 아파트를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물론 가격 외에도 주의할 사항이 많다.
북가좌동 인근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으려면 전세금과 집주인 대출이 집값의 70%를 넘는 ‘깡통전세인지 여부를 따져보는 것은 기본”이라며 보증부 월세로 전환 가능성이나 인테리어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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