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노숙자 친구' 정순태…"정 때문에 떠날 수 없어요"
입력 2015-01-02 19:42  | 수정 2015-01-02 21:00
【 앵커멘트 】
연말연시에 특히나 돌봄이 필요한 우리 이웃이 있습니다.
바로 노숙자들인데요.
선뜻 손잡기 어려운 노숙자 전담 업무를 맡으며, 그들의 눈높이에서 6년째 위로해온 경찰관이 있습니다.
MBN 신년기획 우리 사회 희망을 일구는 소영웅, 두번째 주인공 정순태 경위를 오지예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고성을 지르는 취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서류를 정리하는 게, 영락없는 경찰관인 정순태 경위.

하지만 한 가지 동료들과 다른 점은 바로 옷차림입니다.

▶ 인터뷰 : 정순태 / 서울 영등포역 파출소 경위
- "근무복 입고 오면 혹시 노숙인들이 나 잡으러오지 않나 위압감을 느낄 수밖에 없거든요."

6년 전 서울 영등포역 파출소에서 노숙자 범죄 업무를 맡은 게 인연이 돼, 봉사활동을 시작한 겁니다.


사재를 털어 폭행, 사기 등 노숙자들의 각종 범죄 예방 교육을 하고,

봉사단체 회원들과 틈틈히 목도리를 전하며 온정을 나눕니다.

▶ 인터뷰 : 정순태 / 서울 영등포역 파출소 경위
- "이렇게 하고 다니면 보기도 좋고 훨씬 따뜻하다니까. 훨씬 낫죠. 겨울에 밖에 다니지 마요. 목발 짚고 위험한데."

그 사이 오갈 데 없어 거칠었던 노숙자들도 달라졌습니다.

▶ 인터뷰 : 김성배 / 노숙자
- "(길거리에) 누워있는 사람들을 될 수 있는 한 병원에 보내드리고…돌봐주는 게 아들 같고 어떤 때는 친구 같고 그게 제일 고맙지."

노숙자들이 가족 그리고 고향 같다는 올해 54살의 정 경위의 소원은 무엇일까.

▶ 인터뷰 : 정순태 / 서울 영등포역 파출소 경위
- "냄새 나고 혐오감 느끼는데…아이고 처음에는 한 6개월, 1년, 2년만 하다 가야겠다 (했죠.) 그런데 말 그대로 미운 정도 정이고 고운 정도 정이고…그래서 안 떠난 거에요. 저는 이걸로 퇴직하고 싶어요."

MBN뉴스 오지예입니다.

영상취재 : 이권열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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