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진격의 中은련카드 비자·마스터 긴장
입력 2015-01-02 15:44  | 수정 2015-01-02 19:25
2013년 롯데카드는 해외에서 쓸 수 있는 신용카드 총 3장을 내놨다. 그중 중국 유니온페이(은련) 브랜드를 달고 나온 것은 하나도 없었다. 요즘 사정은 전혀 다르다. 지난해 해외 겸용 카드 3종 중 2종이 은련카드다. 1년 새 은련을 바라보는 시선이 정반대로 바뀐 것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2일 중국 소비 파워에 힘입어 유니온페이 쓰임새가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며 내년에도 은련 제휴카드를 꾸준히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련 브랜드는 중국 인민은행과 88개 주요 은행 공동 출자로 설립된 중국 최대 카드회사인 유니온페이(은련)의 카드결제망이다.
해외 카드 대명사로 불렸던 비자·마스터카드 대항마로 중국 은련이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유커(游客·중국 관광객)를 등에 업고 은련이 결제시장 큰손으로 떠오르자 비자·마스터 눈치를 보던 카드사들이 잇달아 제휴에 나서는 것이다. 은련 비즈니스가 커지면서 이를 전담하는 조직을 마련하는 업체도 나오는 추세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최근 글로벌사업팀 소속으로 은련 관련 비즈니스 발굴 전문 조직을 새로 만들었다. 은련 브랜드가 찍힌 ‘신한러브코리아카드도 새로 내놓는다. 얼마 전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내놓은 ‘클래식Y카드에 은련 브랜드를 탑재하기도 했다.
삼성카드는 2013년 9월 주력 카드인 ‘삼성카드3에 은련 브랜드를 달았다. 지난해에만 은련카드 4종을 새로 내놨다. 하나카드 KB국민카드도 은련 열풍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가 해외에서 은련카드로 물건을 산 금액은 지난해 1분기 4300만달러 선이었지만 3분기 5400만달러로 대폭 늘어났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은련 제휴가 본격화된 것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빠르다”고 평가했다. 아직까지는 비자·마스터 아성에 가려져 결제 점유율이 2% 선으로 미미하지만 향후 가파른 성장 랠리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한국에 오는 중국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은련 제휴카드 구매 규모가 급증했다. 외국인이 들고 온 카드를 국내에서 결제하는 총액수 중 은련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 59.9%를 기록했다. 3년 전 비중이 17.4%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점유율이 3배 넘게 늘었다. 갈수록 은련 입김이 세지고 있어 카드사 입장에서는 은련과 끈끈한 관계를 이어가고 싶은 수요가 커졌다는 얘기다.
국내 카드 사용자 입장에서는 은련카드로 해외 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 비자나 마스터 제휴카드로 해외에서 결제하면 제품 정가의 1~1.5%에 달하는 해외 서비스 수수료가 붙는다. 반면 은련을 쓰면 수수료가 0.25%로 줄어든다. 해외에서 100만원을 결제할 때 은련을 쓰면 1만원을 아낄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아직까지 은련은 중국 홍콩 등 화교권 국가에 가맹점이 집중돼 미국 유럽 관광지에서 폭넓게 쓰기에는 가맹점 네트워크가 다소 부족하다는 게 단점이다.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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