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성이 아파트 11층에서 떨어졌으나 경찰이 현장 보존을 이유로 환자 긴급이송을 막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29일 오전 7시 53분 대구 한 아파트 1층 화단에 11층 주민 A씨가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소방서에 접수됐습니다.
신고 접수 12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구급대는 A씨가 살아 있다고 판단해 병원에 옮기려 했으나 먼저 출동한 경찰은 A씨가 이미 숨졌다며 승강이를 벌였습니다.
양측의 설전이 오가는 바람에 심전도 검사와 심폐소생술이 5분가량 늦어졌습니다.
심전도 검사에서 심정지를 뜻하는 수치 '0'이 뜨자 경찰은 재차 A씨의 사망을 확신하며 A씨 남편에게 직접 맥박을 잡게 했습니다.
소방 상황실 지도의사가 전화로 경찰에게 A씨를 즉각 병원으로 옮기라고 설득한 뒤인 오전 8시 20분에서야 구급차로 옮겨졌습니다.
구급차는 8시 36분께 인근 대학병원에 도착했으나 A씨는 결국 숨졌습니다.
소방 지도의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시 특별한 외상이 없었다. 시반, 사후강직, 체간분리 등 사망으로 판단할 만한 징후가 없었다"라며 "심전도 검사가 0으로 나와도 소생 가능성이 있으면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상황을 지켜본 유족은 경찰에 항의하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경찰은 그러나 "소방 출동이 늦었고, 사망 확인을 지체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출동 경찰관은 "시신이 굳었는지를 두고 이야기를 나눴는데 소방구급대측이 약간 오해한 것 같다"며 "A씨가 고층에서 떨어져 머리가 깨진 상태였다"고 해명했습니다.
소방구급대 한 관계자는 "경찰이 사고현장 보존차원에서 이송을 제지했다"면서 "일반적으로 경찰이 지체없이 소방구급대 판단에 맡기는데 이번 경우에는 당혹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소방 보고서에는 '경찰이 환자 상태 평가와 응급 처치, 이송을 방해했다. 의료지도를 했으나 계속 방해해 결국 이송시간이 지연됐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한편 경찰은 우울증을 앓아온 A씨가 자신이 사는 11층에서 스스로 뛰어내린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건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