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V낸드플래시 양산에 성공했다. V낸드는 반도체 셀을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쌓은 메모리 반도체다. 단독주택에서 진화된 고층빌딩 형태 반도체인 셈이다.
V낸드 개발팀은 두바이 부르즈할리파(162층·828m)빌딩에 적용된 구조 공법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셀을 수직으로 쌓아올리다보면 셀 기둥이 중력을 못이겨 내려앉거나 기울어지는데 고층건물에 적용된 내진·내풍 공법이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아이디어를 줬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29일 '창조상' 수상 결과를 발표했다. 창조상은 임직원들이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내도록 독력하자는 취지로 올해 신설된 상이다. 권오현 부회장이 다음달 2일 시무식에서 직접 시상할만큼 전사차원에서 밀고 있는 상이기도 하다.
대장을 받은 '뇌졸중 예고모자'는 '크리에이티브랩(C-Lab)' 과제 중 하나로 뇌파를 분석해 뇌졸증은 물론 우울증과 뇌전증까지 진단·예측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다. C-Lab은 아이디어를 가진 임직원에게 독립된 근무공간과 자율 근태, 파격적인 보상 등을 보장하는 제도다.
금장은 V낸드 개발팀이 받았으며, 은장과 동장은 각각 '모자이크' 서비스 개발팀과 '모자이크'에 122건의 아이디어를 제안한 책임급 연구원에게 돌아갔다. 이 직원은 7건의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모자이크는 집단지성을 통해 아이디어가 창조적 성과로 이어지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에는 매일 약 5만명의 임직원이 접속하고 있으며, 지난 6월 개설 이후 1만여건의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사업화에 성공한 아이디어만 70건에 달한다.
이재일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장(상무)은 "창의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사업에 새로운 혁신을 주입할 아이디어들이 속속 도출되고 있다”며 "내년에는 이러한 활동을 글로벌로 확산시켜 창조역량을 한층 공고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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