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SK·한진그룹만 웃고 나머지는 울상
입력 2014-12-27 04:02 
◆ 아듀! 2014 증시 ② 10대그룹 시가총액 분석 ◆
올해 미국 달러 강세와 기록적인 엔화 약세, 기업실적 쇼크 등 다양한 대내외 변수가 국내 증시를 강타하면서 대다수 대기업 그룹들의 시가총액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6일 매일경제신문이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올 한 해 10대 주요 대기업그룹 상장사들의 시가총액 추이를 분석한 결과 시총 합산액이 올라간 곳은 한진그룹과 SK그룹뿐이었다.
삼성그룹도 늘어났지만 올해 삼성SDS와 제일모직이 상장한 효과를 제외하면 소폭 감소했다. 현대차, LG, 롯데, 포스코, 현대중공업, GS, 한화 등 7개 대기업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이 대폭 줄었다.
이처럼 대기업 그룹 대부분의 시가총액이 줄어든 것은 글로벌 경기부진에 따라 전자·자동차·조선·철강·화학 등 주력 사업분야 업황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불리한 환율 환경 때문에 수익성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조선 업황이 핵심인 현대중공업(-53.07%)그룹의 감소 폭이 제일 컸다. 현대중공업 등이 올해 2분기와 3분기 잇따라 어닝쇼크를 내며 수직 추락한 영향이 많이 작용했다. 작년 12월 30일 주가와 지난 23일 종가 기준으로 현대중공업이 -53.3%, 현대미포조선이 -59.8%의 주가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최악의 실적부진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롯데그룹(-24.13%)과 GS그룹(-17.50%), 현대차그룹(-17.04%)의 시총 감소폭이 컸다. 롯데그룹은 내수경기 부진에 롯데쇼핑 등 8개 상장사의 주가수익률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GS그룹은 주력 영역인 정유업황이 추락하면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 역시 상장사들의 주가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 현대글로비스가 23.1%의 주가수익률을 기록했지만 기아차(-4.8%), 현대모비스(-20.4%), 현대제철(-23.6%), 현대차(-27.4%), 현대건설(-29.8%) 등 대부분 종목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현대차의 한전용지 인수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면서 그 여파가 나머지 상장사들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올해 시총이 289조5131억원에서 323조1855억원으로 11.63% 늘어났다.
하지만 최근 상장한 삼성SDS(21조8979억원)와 제일모직(18조2250억원)을 제외하면 오히려 2.2% 감소했다. 합병 실패 후폭풍이 거셌던 삼성엔지니어링(-42.58%)과 삼성중공업(-44.68%), 한화그룹으로 매각이 결정된 삼성테크윈(-55.15%) 등이 부진한 주가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룹 시총 비중이 60%를 넘는 삼성전자 주가도 부침을 겪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연속으로 어닝쇼크를 내며 주가가 연초 대비 -2.4% 떨어진 상태다.
올해 시가총액이 가장 늘어난 대기업 그룹은 한진그룹이었다. 최근 ‘땅콩 회항 논란을 겪고 있음에도 지배구조 개편 이슈에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가 겹쳤기 때문이다. 한진 171.9%, 한진칼 81.1%, 대한항공 52.0% 등 대부분 상장사들이 올해 전반적으로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총수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시총이 14.27% 늘어난 SK그룹의 선전도 눈에 띈다. 이는 지배구조 이슈가 불거지며 주가가 급상승한 SK C&C(55.5%)와 D램 가격 호조로 실적이 크게 개선된 SK하이닉스(28.9%) 덕분이다. SK텔레콤도 24.5%나 주가가 뛰며 선전에 한몫했다. 반면 SK그룹의 주력 사업 역할을 해 왔던 SK이노베이션은 정유업계 불황으로 주가가 36.61%나 뒷걸음질했다.
대기업 그룹의 시가총액 순위는 큰 변동이 없었다. 작년 10개 대기업 그룹 중에서 7위와 8위였던 현대중공업그룹과 한화그룹이 서로 자리를 바꾼 것 외엔 제자리를 지켰다.
삼성그룹이 1위, 현대차그룹이 2위, SK그룹이 3위를 차지했다.
[손동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