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기업들의 매출액증가율이 원화 강세와 스마트폰 판매부진, 국제유가 하락 등의 '3중고'여파로 5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한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하락하며 수익성도 나빠졌다.
한국은행은 26일 상장기업 1519개와 주요 비상장기업 151개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3분기 상장기업 경영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업들의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 감소했다. 지난 2분기 2,9% 줄어든 이후 2개 분기 연속으로 감소한 것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2009년 2분기(-4.0%) 이후 최저치다.
원화 강세로 원화로 환산한 매출액은 줄어들었고 스마트폰 판매 부진도 영향을 끼쳤다. 작년 3분기에 달러당 1087원이었던 원·달러 평균환율은 올해 3분기 1,033.2원으로 5.0% 하락했으며, 국내 대표업종인 전기전자(IT) 매출액이 3분기 13.7% 급감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국내에서 정제해 수출하는 석유제품 가격이 내려가자 석유·화학업종 매출액도 4.9% 감소했다.
기업들의 수익성도 악화됐다.
3분기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4.2%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9%포인트 낮아졌다. 작년 3분기에 1000원어치를 팔아 51원을 남긴 기업들이 올해는 42원만 손에 쥐었다는 뜻이다.
IT업종 영업이익률은 1년 전보다 3.3%포인트 하락한 5.8%에 그쳤다. 자동차업종은 원화 강세와 파업의 영향으로 영업이익률이 6.3%에서 3.7%로 떨어졌다. 과거 환율이 높을 때 원유를 사다가 쌓아뒀던 석유·화학 업종은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액 감소로 영업이익률이 3.4%에서 2.3%가 됐다.
영업수익으로 이자를 감당 못하는 기업의 비율은 전체의 29.5%에서 30.5%로 증가했다.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지 않는 영향으로 기업들의 재무안정성은 좋아지고 있다. 부채비율이 94.3%에서 92.7%로 낮아졌고, 차입금의존도는 25.4%에서 25.2%로 떨어졌다. 올해 1∼9월 중 현금 증가 규모는 1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억원 늘었다.
박성빈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기업들의 안정성은 이익 잉여금이 늘어나고 부채가 줄어들면 좋아진다”며 "기업들이 돈을 빌려 투자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다보니 안정성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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