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오후 5시 30분께 서울 동대문구청에서 이모(58)씨가 뛰어내려 숨진 채 발견됐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당시 이씨는 긴급복지지원을 신청하려고 구청을 찾았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던 이씨는 수급비로만 생활할 수 없다고 판단해 지난 5월 기초생활수급을 해지하고 공공근로를 신청했다.
수급을 받지 않게 되자 이씨는 당장 생활이 막막해졌다.
이씨가 살던 구청 근처 작은 방 월세 30만원을 3개월간 밀렸고 주인의 집세 독촉에 방에도 잘 들어가지 못했다.
생활에 어려움을 겪던 이씨는 3개월 동안 한 달에 39만9000원씩 지원되는 긴급복지지원을 신청하기 위해 동대문구청을 찾았다.
술에 취한 이씨가 2시간 동안 구청 이곳저곳에서 상담을 받고 다녔지만, 긴급복지지원을 받으려면 실직하고 6개월 이내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가 있어야 했다.
일용직으로 일하던 이씨가 긴급복지지원을 받으려면 '고용임금확인서'가 필요했지만 이씨는 확인서 없이 지원을 해 줄 것을 요청했고 구청 직원은 난색을 표했다.
이씨는 오후 5시 50분께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가 뛰어내린 구청 8층에서는 이씨의 신발자국만이 보일 뿐이었다.
구청 관계자는 "'서류가 있어야 한다'는 말에 이씨가 언성도 높이지 않고 나가 서류를 가지러 간 줄 알았다”며 "이런 일이 일어나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씨는 노모(79)와 여동생(56)이 있지만 2년 전 여동생한테서 5만원을 빌리고 나서 왕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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